우울한 감정이 생길 때 읽어 보렴

그 감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란다.

by 퀸스드림


20대, 30대까지는 몰랐는데, (아니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지도...) 40대가 되고 나서는 엄마도 가끔씩 우울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그때는 바쁘게 산 것도 있었고 또 지금처럼 ‘우울증’이라는 단어가 일반 사람들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졌었단다. 요즘에는 워낙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많고 예전처럼 쉬쉬 거리며 감추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상황을 공유하고, 그 외로움을 다양하게 표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구나.



우울증에 관한 책들이 정말 많다고 느낄 정도로 자신의 우울증에 대해서 들어내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이제는

보편화되었다고 생각해. 그분들 덕분에 우울증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리고 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알게 되었지. 그리고 이것이 감추어서 될 일은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인식시켜 준 것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된다.



혼자 있고 싶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괜히 울적한 마음도 들면서 속상한 기분까지 드는 건 왜 그런 것일까?

너도 이런 마음이 들 때가 많이 있지 않았니? 이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느끼는 감정이라고 생각해.





엄마가 좋아하는 남인숙 작가님은 우울증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더라.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흔히 표현하는데, 알면 알수록 감기와 비슷한 데가 있다.
감기와 우울증 둘 다 누구에게나 흔히 찾아오지만 더 자주 걸리는 체질이 있다.
대개의 경우, 내버려 두면 저절로 낫지만 잘 관리해 주면 더 곱고 짧게 앓을 수 있다.
무시하고 방치하면 자칫 큰 병으로 옮아갈지도 모른다.
가끔 이유 없는 우울감이 찾아올 때면 이 어두운 놈이 익숙한데도 어떻게 대면해야 할지 매번 난감하다.

<‘사실 내성적인 사람입니다’ 중에서> __ 남인숙


우울감에 대해서 정말 잘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이 된다. 흔한 마음의 감기. 내버려 두면 저절로 낫기도 하지만 잘 관리하면 더 짧게 앓을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방치하면 감기는 폐렴으로 이어지고, 우울감은 우울증으로 연결되어 끝없이 나를 추락 시킨다.


눈물이 거의 없는 나였는데, 어느 때부터 눈물이 많아졌다. 이건 나이 탓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커져서 그런 것일까? 그냥 듣기 좋게 후자라고 하자.






사람이 추락할 때는 끝이 없이 떨어지게 된다. 세상에 나처럼 불행한 사람은 없는 것 같고, 이보다 더 슬픈 일도 없는 것 같지. 하지만 또 시간이라는 게 약인 것처럼 시간이 지나고 나면 감기가 저절로 낫듯 다시 예전의 엄마 모습으로 들어오더라.



며칠 전에는 집 문제 때문에 엄마는 또 한 번 추락했었다. 서울에 이렇게 집이 많은데 내 집은 없고, 가격은 계속 올라서 이제는 엄두를 낼 수 없는 그런 곳이 돼버렸다. 물론 이 문제는 엄마만의 문제는 아니고 엄마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닌데 막상 그런 감정에 한번 빠지고 나니 헤어나기 힘들 정도로 우울감에 빠지더라.



참 웃기지 않니?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우울해 한다는 게... 사람들의 고민 중 80% 이상이 생기지도 않는 일을 가지고 고민하거나 걱정한다는 거지.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면 처음부터 내려놔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인데, 그게 잘 안된다는 거야. 내가 걱정한다 해도 달라질 것이 없으면서...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이야기가 너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구나.

인디언 추장이 손자에게 인간 내면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한 건데..



추장은 “사람의 마음에는 항상 두 마리의 늑대가 싸우고 있단다.
한 마리는 악한 늑대로서 이기적이고 죄의식이 가득해
열등감으로 거짓을 말하고 질투와 욕심으로 무장한 늑대란다.
다른 한 마리는 좋은 늑대인데 겸손하고 진실하며 기쁨과 평안이 가득하고
믿음과 소망으로 무장한 늑대지.”라고 말했다.

손자가 물었다. “그러면 어떤 늑대가 이기나요?
그러자 추장이 대답했다. “내가 항상 먹이를 주는 늑대가 이긴단다.”


부정은 네 마음에 괴물을 스스로 키우는 것이란다. 그 괴물에 먹이를 주는 사람도 너라는 사실을 잊지 말렴. 네가 고민해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더 많을 거야. 그런 일을 가지고 머리 싸매고 고민해 봤자 네 가슴만 아프고 네 감정만 상하는 일들이 생긴단다. 그럴 때일수록 신에게 맡겨라.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면 그때 가서 생각하고 움직여도 된단다.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가 없어.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건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없어야지만 행복한 것은 아니란다. 엄마도 처음에는 그런 줄 알았어. 매일 웃고 즐겁고 긍정적인 감정만 있어야지 그것이 행복인 줄 알았는데 살다 보니 그게 다가 아니더라. 꼭 기쁨이 있어야지만 행복한 것은 아니었어.



엄마한테는 기쁨, 슬픔, 억울함, 소심함, 외로움. 우울함, 답답함, 죽을 것 같은 심정 등등 여러 감정들을 느낄 수 있을 만한 여러 가지 경험들이 있었기 때문에 삶이 다양했다. 그래서 힘들었고, 눈물도 많아졌지만, 한편으로는 기쁨으로만 채워진 밋밋한 삶보다는 여러 경험들을 통해서 여러 감정들을 느끼고 그 안에서 성숙돼 가는 엄마의 삶이 훨씬 더 값지다고 생각해.



모든 감정들은 존재하는 이유가 있단다. 각 감정들이 상호작용을 통해 더욱 빛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지금 네가 느끼는 그 우울함도 나중에 네게 또 다른 빛을 낼 수 있게 하는 재료가 된단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런 감정을 잘 컨트롤하는 네가 되었으면 해.



너의 어떤 감정도 사랑하는 엄마가




PS. 슬픔은 사람들을 위로할 때 필요한 감정이란다. 너무 슬픔을 억누르지는 말렴. 오히려 슬픔을 내뱉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다. 네 감정은 모두 다 소중한 것이니까 있는 그대로 느끼고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해 주는 네가 되었으면 해. 이것도 많이 하면 잔소리겠지? 여기까지만 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