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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의 꿈 Jul 20. 2024

처음으로 동화를 읽고 웃었다.

오즈의 위대한 마법사


<오즈의 마법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단연 노래일 것이다.

<영화의 한 장면>


주디 갈랜드가 부른 오즈의 마법사 영화 ost 인 'over the rainbow'은 어린 시절을 추억하게 만드며 동시에 서글픈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꿈꾸는 것 같은 느낌과 자장가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그런 감정을 건드리는 것 같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동화라고 하면 한 번씩은 제목을 들어봤거나 간단한 스토리정도는 알고는 있지만 실제로 그 애니메이션의 원작(책)을 직접 읽어본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나 또한 21살이라는 나이에 처음으로 이 동화를 읽게 되었으니 말이다.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동화인 '오즈의 마법사'를 읽고자 했던 이유는 내가 소설가의 꿈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내 생각이지만 작가는 반드시 모든 것을 -가능하다면 살아있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경험하는 것이 글을 쓰는 데 있어서 유익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시작은 유튜브에서 '전당포 사나이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오즈의 마법사 초판을 릭이라는 대머리 아저씨에게 비싼 값에 팔려고 하는 영상을 보다가 더욱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 보게 된 이유도 있다.)



<오즈의 마법사>은 그저 순수한 호기심을 통해 읽게 되었고 그 자체로 내게 즐거움을 주었다. 저자인 바움이 서문에서 밝힌 대로 그저 재미만 준다면, 그리고 오늘날의 어린이들을 즐겁게 해 주는 목적으로 이 동화를 완성했다면 바움 씨의 목적은 이미 달성된 거나 마찬가지이다. 나 같은 성인한테도 어느 정도의 즐거움과 웃음을 동반하게 만들었는데. 하물며 어린이들이 과연 그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을까?



오늘날에는 교육이 이미 도덕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요즘 아이들은 동화에서 재미만을 추구할 뿐, 불쾌한 일은 접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오즈의 마법사》는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오늘날의 아이들을 즐겁게 해 주기 위한 목적으로만 쓴 글이다.

<오즈의 마법사_머리말에서>



이 동화는 스토리자체도 단순하며 재미있지만 내가 특별히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부분과 그 이유를 간략하게 한번 소개할까 한다. 정확히 말하면 대학교 도서관 뒤쪽 은밀한 공간에 놓인 소파 위에서 소리를 죽여가며 실실 웃어댔던 부분을 독자분들께 이야기하는 거지만 말이다.



동화라고 하면 어느 정도 예상되는 그림이 있다. 알록달록하며 환상적이며 디즈니 영화처럼 화려한 색상의 판타지 같은 느낌. 동시에 어른들이 보기에는 다음 행동이 예측가능할 것 같은 스토리전개와 느낌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호들갑과 그 자체만의 세계관. 이렇게 봤을 때는 사실 동화라는 것이 그렇게까지 웃기지는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내 경우로 보자면 지루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은 없었다. 얼핏 알고는 있었지만 몰랐던 내용을 원작을 통해 직접 읽으니 그 나름대로 재미와 신선함을 느낄 수 있었고 특히 허수아비가 스스로가 바보 같다고 느끼는 짓을 하면 어김없이 '난 지혜가 없어서 그래'라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순수하면서도 어린애 같은 표현이어서 오히려 재미난 표현인 것 같아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우리 집 아파트 주변에는 작은 어린이집이 하나 있는데. 어린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며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들의 시선에서는 무언가 대단히 엄청난 일인 것 마냥 서로를 바라보고 비밀이라도 간직하려는 듯이 손으로 상대의 귀를 가리면서까지(사실 집중하면 다 들리는 내용이다.)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모습을 보면 그들 사이에서는 무슨 스파이영화라도 한편 찍으려는 것 같다.

난 이런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 짓게 된다. 여러분도 그렇지 않은가? 상상력이 가장 뛰어나며 가장 날아다녔던 시기. 우리 모두는 이런 순간을 가끔씩 상상하기도 하고 또는 어린아이들의 어른들 못지않은 뛰어난 상상력에 감탄해 지난날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즐거움에 사로잡히며 '그래. 그때는 모든 게 가능했어. 공상은 또 얼마나 자주 했는지'하며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경험을, 우리 모두는 한 번씩은 해 봤을 거라고 생각한다.


<동화책에 있는 삽화들>


책을 꺼리던 어린 시절. 나는 책에 나오는 그림들에만 열중했던 것 같다. 글자가 도저히 눈에 잡히지 않아서 화려한 색채로 꾸며진 그림들을 보며 대충의 내용을 짐작하면서 읽어나갔던 것 같다. 내가 대학생인 현재. 바움의 작품을 읽고서 놀랐던 것은 삽화 하나하나가 거의 예술작품 못지않은 느낌을 주었다는 것이다. 적당히 만화스러우며 적당히 생동감 넘치는 느낌의 크레파스 같은 그림은 하나같이 놀라울 정도로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상상력을 자극하게 만든 이 삽화들은 '윌리엄 월리스 덴슬로'라는 미국의 삽화가가 그린 작품이다. 옛날에 돈키호테를 읽으면서 귀스타브 도레의 삽화를 봤을 때도 감탄했었는데. 개인적으로 덴슬로의 삽화가 더 마음에 든다.



<왼쪽은 귀스타브 도레의 돈키호테 삽화 오른쪽은 덴슬로의 오즈의 마법사 삽화>



문학과 삽화의 관계


문학작품 속 결정적인 순간을 삽화로 남겨 사람들의 기억 속에 각인시키는 것도 작가들 못지않게 삽화가들 또한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그들 모두 위대하다고 칭하는 어떤 작가의 작품을 읽고 그들의 작품세계에 매료돼, 정확하게 작가들 못지않은 상상력을 발휘해 그림으로 남기는 것. 아마 작가 자신들보다 더 많은 상상력을 발휘했다고 여겨질 정도로 실제 장소에서 벌어지는 그 기상천외한 사건들을 그들(삽화가들) 입장에서는 제대로 표현해 냈다고 생각된다. 작가의 뛰어난 문체와 그로부터 생겨나는 나만의 독자적인 상상력과 삽화가의 그림을 통해 독자들의 상상력에는 이미 마력 같은 불꽃과 함께 완전히 문학작품 속으로 몰입되는 상황이 생겨나게 되면서 독자 자신의 의식은 이미 현재로부터 떠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같은 사실은 문학을 진정으로 즐기거나 사랑하는 모든 이들은 경험해 봤으리라 생각한다. 아마 상상력을 동원하지 않고 문학을 대하는 사람은 절대 없을 것이며 있을 거라고 감히 상상하지도 않는다.



웃음 포인트와 개인적인 견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삽화로 나와있는데 에메랄드 시의 주인이 된 허수아비가 도로시를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고뇌하는 장면과 대사는 기가 막힐 정도로 완벽한 타이밍과 내 웃음주머니를 자극했다. 다음 대사와 삽화를 제시하겠다.



우린 그래도 운이 꽤 좋은 편이야. 이 궁궐과 에메랄드 시가 우리 게 됐으니 이젠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옥수수밭 장대에 매달려 있던 게 엊그젠데 어느새 이 아름다운 도시의 지배자가 되다니. 난 내 운명에 정말 만족해

<오즈의 마법사_허수아비의 말>




그 밖에도 못된 마녀가 보낸 마흔 마리의 늑대들을 죽인 양철나무꾼의 이야기도 나름 재밌으며 가장 좋아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양철 나무꾼은 날카롭게 갈아 둔 도끼를 들고 기다리다가 우두머리 늑대가 다가오자 도끼를 휘둘러 머리를 내려쳤다...... 늑대들은 양철 나무꾼이 도끼를 들어 올리기가 벅찰 정도로 계속 달려들었지만 죄다 날카로운 도끼날에 나가떨어졌다....... 마흔 마리가 모두 목숨을 잃고 양철 나무꾼 앞에 수북이 쌓였다.

<오즈의 마법사 중에서>



사실 양철나무꾼처럼 순수한 이미지에 묵직한 도끼를 들고(?) 사나운 이빨을 드러내며 달려오는 늑대들을 단번에 제압했다는 부분은 동화적인 느낌에서는 위기를 모면했다고 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부분에서는 살짝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런 의심될 만한 전개가 내게 웃음 줬던 것 같다. 유머라는 것은 대개의 경우 예측하지 못하는 전개에서 생겨나는 것 같다.



마무리 


1.오즈의 마법사」는 우연한 계기로 만나 아직까지도 기억되며 그 기억은 소중하고 즐거운 기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2.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정말 오래간만에 동심으로 돌아가 순수한 행복과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3. 마지막으로 이 글 밑에 Over the Rainbow 음악 링크를 두겠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지만 좋았던 추억을 생각하며 한번 들어보길 바란다.






https://youtu.be/XW5 nIlIfR5 s? si=TaxOTOlFKz8 SIYtG

<오즈의 마법사 영화 OST_over the rainb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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