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길을 개척해라

본래 인생에 정해진 건 없다.

by 지비에스

마른 잎사귀를 밟으며 가을의 분위기를 마음껏 느끼던 어느 한가로운 오후, 문득 한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자기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걸 망설이는데, 그런 사람 주변엔 이상하게도 사람이 더 많더라.”

그 말을 떠올리자, 나는 순간 의아하면서도 어느 정도 동의하게 되었다.
아마도 자기 안을 보여주는 일에 수치심을 느끼는 사람들은, 결국 자신에 대한 사랑이나 믿음이 부족한 건 아닐까? 혹은 앞으로의 결과에서 부정적인 면만을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일까. 그런 사람일수록 자신에게 집중하기보다, 잘 꾸며진 겉모습과 농담 같은 것들로 대화를 채우는 것 같았다. 진실보다는 어울리기 위한 장식들(수단).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배워온 ‘저급한 농담과 재미 추구’에 기대어 말이다. 어느 순간부터 이 대화라는 것이 서로를 알아가기 위한 과정이 아니라, 그저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반대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주위에는 늘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 진지한 대화는 정답을 말하기보다는 본인이야기에 초첨을 맞추며 개인적인 경험을 꺼내야 하고, 오래 묻어둔 감정을 마주해야 하니까.

보통의 사람들은 그 불편함을 감당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다. 억지로 꺼내야 한다면, 차라리 묻어둔 채 살아가는 편을 선택하는 것일지도.

그리고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진실을 좋아하면서도, 정작 진실을 대면하는 자리에 오래 머물려하지 않는다.’
어쩌면 관계는 진실로 시작하지 않아도 되지만,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없으면 과연 진실된 관계란 존재하는지가 의문이기도 한다.



"나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내가 선택한다면 내가 누구가 될 수 있는지도 알고 있습니다." - 돈키호테


자기 회피적인 경향으로 인생의 모든 것을 논하고 인내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내가 그간 살아오면서, 그리고 경험적인 측면에 비추어 이야기해 보면 대부분은 같은 방향만을 생각하고 안주하게 돼버린다.


왜냐? 그야 물론 그 길이 편하기 때문이다. 익숙하고 남들이 해봤으면 나는 해당 안된다고 생각하고 과거의 실패가 현실의 나를 규정하는 것이 복잡하지도 않고 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 태어난 인생속에서 그 규정과 무너진 자존감 때문에. 인생의 향락 같은 순간을 맞이할 수 없다는 것은 더 큰 불행일지도 모르겠다.


<석판을 깨는 모세_렘브란트>


만약에 인간이 그 불확실함에 안주하지 않고 깨부술 용기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때 나는 내 가슴팍에 달린 주머니에서 수첩 한 권을 꺼내 마구 갈겨쓰기 시작했다. 당시에 나는 무언가의 영감이 떠올랐던 것 같다.


불확실성과 확신 없음에 맞서고 그것을 견딘다면 넌 확실히 대단한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만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2025.11.15 _대전 유성구에서 보낸 외박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시도해 봤던 것을 할려고 하는데 그 이유가 그걸 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단지 행복해 보이고 '나도 저걸 한다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하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다




내가 향했던 곳은 한 서점이었다. 대전 유성구에 있던 영품문고에 들어가 시간 좀 때울 겸 들어갔는데 카운터에 도달하기 전 바닥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글귀를 보았다.


"단순히 살아가기 위해 삶의 대부분을 소비하는 사람처럼 바보는 없다. 위대한 모든 일은 자기 충족적이다. 예컨대, 시인이라면 다른 것 아닌 시로서 자기 자신을 지탱하는 것이다.

_헨리 데이비드 소로 [월든]


인생의 모든 것은. 그야말로 모든 행복의 형태는 전부 자기 만족감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러기에 인생에서 하나의 길만을 결정하고 갈 필요는 없다. 누군가 이 경험을 해서 무언가를 얻었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지 본인한테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니 사람은 반드시 본인만의 길을 개척해야 되는 것이다.



<갑옷 입은 남자_렘브란트>

그의 모습을 한번 보라. 무거운 갑옷을 입고 지난 세월동안 자신을 짊어졌던 뼈와 살을 가진-의지가 두터운 눈과 메마른 모습. 그는 그의 육체를 가지고 지금까지의 삶을 버티고 수많은 경험을 하며 살아왔다. 하지만 육체적인 것을 넘어 그의 의지와 포부는 그의 메마른 육신과는 반대로 활활 타오르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