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치킨은 참패했지만 라면, 소주, 화장품까지?...
최근 한국에서는 일본 진출이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4일부터 16일까지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한국 중소기업 수출상담회 'KCON 2022 JAPAN'이 개최되었으며 중소기업 30개 사가 일본 소매업 80여개 사와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어떤 업계가 일본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것일까요.
한국 라면은 일본 기업이 지탱하고 있다?
국내 즉석면 시장은 신라면으로 알려진 농심이 1위, 2위는 삼양식품(불닭볶음면), 3위는 오뚜기(진라면)입니다. 지난 2019년 1월 삼양식품이 일본 법인을 설립했는데요. 오뚜기에게 2위 자리를 내줄 뻔한 2012년에 아주 매운 '불닭 시리즈'를 출시한 삼양식품입니다. 처음에는 워낙 매운맛 때문에 꺼려졌지만 '불닭을 먹어봤다'는 동영상을 올리는 유튜버들이 속속 나타나 세계 판매누계 20억개가 넘는 히트상품이 되었습니다.
삼양식품의 홈페이지에는 일본의 메이세이식품의 기술 지원을 받아 개발했다고 기재되어 있습니다. 식품뿐만 아니라 일본의 기술 지원을 받은 한국 기업은 적지 않지만 공표하는 기업은 드문데요. 회사 전체로는 2,000억원(약 200억엔)를 수출한 가운데 36억 9000만원으로 전체 수출액의 1.8%에 그친 일본에 회사 제1호 해외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현지' 기업의 지원을 받으면서, 일본 시장에서의 규모 확대를 도모하고 있는 것입니다.
연패 업계도...엇갈리는 한국 대기업의 희비
한편, 반드시 진출한 업계에서 모두 순조롭게 점유율을 넓히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BBQ Chicken, 설빙 도 일본에 진출했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한국의 후라이드 치킨은 아시아 각국에서 인기가 있지만 일본 KFC(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맛에 익숙한 일본인들에게는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설빙은 시원한 빙수로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는데, 그 독특한 식감은 원래 일제 빙수기가 만들어내는 식감이었기 때문에 일본에게는 특별한 새로움을 줄 수 없었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일본 진출을 노리는 이유는?
① 시장 규모
한국은 인구 5000만 명이고 일본은 1억2000만 명입니다. 한국 시장은 포화상태에 빠지기 쉬우며 애초 한국 시장은 많은 분야에서 대기업 한두 곳이 독점하고 있어 신규 진입이 어렵습니다. 폐쇄적인 한국 시장에 비해, 일본 시장은 신규 참가가 용이한데다 전체 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크기 때문에 틈새 시장도 충분한 크기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② 선진국 등 제3국으로의 발판
현대차가 일본에서 판매를 시작한 연료 전지차는 도요타와 현대가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장에서는 토요타의 발밑에도 미치지 못할 것을 상상할 수 있지만, 미국이나 유럽, 아시아에서의 판매를 했을 때 같은 동아시아의 라이벌과의 비교는 빠뜨릴 수 없습니다. 그 비교 데이터 수집이 쉬운 시장이 일본인 것입니다.
③ 비싸게 팔리는 일제 표기
한국 화장품은 일본에서는 인기가 있어 한국산으로 문제가 없지만 중국 시장은 다릅니다. 최근 일본에 제조 거점을 둔 중국 기업이 늘고 있는데요. 중국에서는 같은 제품이라도 중국산보다 한국산, 한국산보다 일본산이 비싸게 팔리기 때문에 일본에 공장을 만드는 중국 기업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중국용 제품을 일본에서 만들려는 한국 기업도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기업 진출은 일본에서 한국으로의 방향으로도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은 사실상 종식됐고 코로나19 사태로 끊겼던 왕래도 회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일 양측 기업의 서로의 시장을 살피는 상황도 재개돼 활발해질 조짐입니다. (링크)
마케터의 한마디
일본 시장은 이웃 나라로서 인접국인 만큼 비즈니스 기회가 많은 곳인데요. 일본은 인구 1억이 넘는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으며, 경제 대국이라 불릴 만큼 시장성도 큰편입니다. 한국 기업이 일본 진출하는 장점은 많이 있지만, 다양한 과제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위드코로나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여 한일 간 무비자로 국경 없는 왕래 및 상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 예상하며 향후 적극적으로 일본 진출을 도전하는 국내 스타트업, 중소, 벤처 기업들도 속속 출현할 것이라 봅니다. 국내기업의 강점을 살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찾고 좋은 파트너를 발굴하면서 일본시장 진출을 도모한다면 충분히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해 갈 수 있는 시장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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