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차 한류 열풍 최고조
계속되는 엔저 상황에서도 일본에서 K 패션 열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K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김밥, 만두 등 드라마에 나왔던 K 푸드 인기도 더 높아진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글로벌 e커머스 기업 이베이재팬이 운영하는 큐텐재팬에 따르면 11월 16일부터 27일까지 열렸던 연간 최대 할인행사 ‘메가와리’ 기간 중 K 패션 판매량이 직전 3분기에 열렸던 행사 대비 55% 증가했습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K 패션은 높은 판매 증가율을 보였는데요. 지난해 같은 분기에 열렸던 행사보다 올해 4분기 열린 행사에서 K 패션 판매량은 37% 증가했지만 J 패션 판매량은 13% 늘어나는 것에 그쳤습니다. K 콘텐츠 인기로 K 푸드를 찾는 수요도 많아졌습니다. ‘우영우’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김밥은 올 4분기 기준 3분기 대비 8배 이상(717%) 더 팔렸으며 만두 역시 판매량이 70% 늘었습니다.
한국을 강조하는 마케팅
일본 Z세대(10~20대)를 중심으로 한국 문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일본 소비재 기업들이 ‘한국’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요. 201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한국 문화는 일부 한류팬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이들이 소비하는 콘텐츠도 케이팝, 한국 드라마 등 대중문화 콘텐츠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시작된 ‘4차 한류(넷플릭스 등 OTT를 중심으로 퍼진 한류)’ 시대엔 패션, 음식, 인테리어 등 일상 전반에서 한국 문화를 소비하는 Z세대들이 늘어났습니다. 지난해부터 유행한 ‘캉코쿳포(韓国っぽ·한국스러움)’라는 해시태그는 인스타그램에서 17만5000회 이상 인용되기도 하였습니다. 한류 전문가 후루야 마사유키는 현지 매체에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을 넘어 ‘한국’이라는 브랜드 자체가 일본 사회에 스며들고 있다는 것이 그동안의 한류와의 결정적인 차이”라고 전했습니다.
호텔부터 생활소품까지 ‘한국풍’
최근 일본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한국풍 인테리어’가 유행입니다. 한국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의 방이나 한국 인플루언서 또는 아이돌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카페처럼 집을 꾸미는 것인데요. 주로 흰색, 베이지색, 상아색 등 차분한 색조를 이용하고 리넨이나 면, 라탄 등의 소재로 된 러그, 쿠션, 침구 등 패브릭 소품을 배치하는 게 특징입니다. 벽에 붙이는 패브릭 포스터와 둥근 실루엣의 각종 소품, 프레임이 없는 낮은 침대, 드라이 플라워 등도 한국풍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꼽히고 있는데요. 이에 맞춰 일본 기업들은 한국풍 인테리어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 중이며 일본을 대표하는 잡화 전문점인 다이소는 공식 온라인 스토어에서 ‘한국풍 인테리어’ 코너를 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본판 이케아’로 불리는 가구 전문 대기업 니토리도 공식 홈페이지와 SNS에서 자사 제품으로 한국풍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일본 주요 편의점에서 자주 보이는 "치즈 닭강정"?
식품업계에선 한식 가정간편식(HMR) 경쟁이 치열합니다.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이 처음 출시한 냉동김밥(キンパ)은 온·오프라인에서 품절 대란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출시된 지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인기가 높아 1인당 한 줄로 구매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무인양품을 따라 고급 슈퍼마켓 체인인 세이조이시이, 수입식품 전문점 칼디,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도 김밥을 잇따라 출시했습니다. 무인양품에선 순두부찌개, 육개장, 감자탕, 삼계탕 등의 HMR도 판매하고 있으며 제품명도 한국어 발음 그대로 적었습니다. 이러한 표기 방식이 한국 본토의 맛을 원하는 일본 소비자들에게 더욱 인기 있기 때문입니다. 세븐일레븐과 로손 등 일본 주요 편의점에서도 치즈닭강정, 곰탕, 김치찌개 등 한식 HMR을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일본은 '4차 한류 열풍'으로 불리며 넷플릭스의 영향으로 한국 드라마에 다시 뜨거운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번 한류 열풍이 과거의 열풍과 다른 것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도쿄에서 가장 한국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인 '신오쿠보'도 케이팝, 드라마, 영화 열풍을 힘입어 젊은이들의 거리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링크)
마케터의 한마디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와 함께 일본에서 김밥 판매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시청하고 있는 해외에서도 ‘스시’나 ‘마끼’가 아닌 ‘김밥’에 익숙해지고 있는데요. 최근 엔저 상황이 계속되는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K 패션은 물론 K 콘텐츠 영향이 커지며 한국 식품을 찾는 수요도 지속해서 늘고 있는 만큼 K 콘텐츠와 연계한 마케팅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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