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냄새
나무가 자작자작 타는 냄새는 도시에서는 겪어보기 힘들다. 도시에서 마주치는 불에 타는 냄새는 큰일로 이어진다. 인명 재해의 불씨다. 어디선가 소방차들이 사이렌 소리를 울리며 연달아 지나간다. 어쩐지 내 마음까지 불안해진다. 이제는 인적이 드문 시골쯤은 가야 나무가 타오르면서 내는 정겨운 냄새를 맡아볼 수 있게 되었다.
나무가 타는 냄새를 맡으면 시골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골살이의 온갖 벌레와 갖가지의 편리하지 못함이 따라오는 삶이라는 걸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데도 어쩐지 마음 한켠이 평온해진다.
나무가 타는 향기는 아마도 우리의 미토콘드리아에 저장되어 있는 생존의 냄새일지도 모르겠다. 영장류가 진화하던 시절, 인류는 불을 발견했고 이용했다. 그 불의 온기는 압도적으로 생존의 기간을 연장시켜 주었을테다. 불은 나무를 태웠을 것이고 나무가 타는 냄새는 내가 좀 더 살 수 있다는 생존 가능성의 향기인 것이다.
죽음과 도태가 기다리는 삶보다 생존 가능성으로 이루어진 세상은 마치 모닥불처럼 아늑하다. 내일도 어디로든 향할 수 있을 것 같고 오늘의 애썼던 마음을 쉴 수 있게 한다. 나무가 타는 냄새는 우리가 잠시나마 더 살아갈 수 있음을 알려주기에 그렇게 반갑고 포근한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