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는 생각
초등학교때부터 알던 친구와 새벽동안 맨정신으로 하기에는 묵직한 이야기들을 털어놓고서는 어쩐지 우리는 이제 진짜 가족같다고 생각했다.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이라고 느끼는 사이. 친구는 전부터도 가족한테도 말하지 않는것들을 나한테 이야기한다고 했다. 그가 꿈꾸는 가장 큰 꿈부터도 그랬지만.
요즘 잘 지내는 동료이자 친구들이 있는데, 이사람들이 또다른 내 가족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주 사랑스러운 조합이라 그렇게 느끼는 듯도 하고, 나름대로 적당히 서로를 필요로 한다. 각자의 부족함과 서툰점들을 발견하지만 서로서로 눈감아준다. 이따금씩 손가락 욕을 날리고 주먹질을 하다가도 마주앉아 같이 밥을 먹고 술잔을 나눈다. 식구食口라고 느낀다.
그런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고있자면 어떤 목직한 시간들이 흘러가고있다는 걸 느낀다. 무엇보다 일회성이 아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다음에 밥먹자, 혹은 연락할게, 하는 말들로 전부가 아니어서 충만하고 기뻤다.
모두가 각자 연인이 생기면, 혹은 갖가지 이유로 결국에는 흩어질테지만, 그래도 그때도 가끔은 밥을 먹고 서로의 고민을 공유하고 또 실없는 이야기를 하고 그렇게 티격태격하면서 박장대소하면서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때도 내가 든든하게 있어 주기 위해 노력할 순 있을텐데. 그러려면 아마도 내가 혼자여야할것 같지만 어쩐지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이렇게까지 마음을 줘버려서야..
아주아주 오랜만이다. 몇시간밖에 잠들지 못했고 서로서로 피곤한 기색이 있어도 거름망을 거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다. 내가 오랜 시간동안 원했던 사람들을 만난듯해 행복에 겨운 나날들이다.
영원한건 없다지만 나는 우리가 영원할 수 있기를 언제까지고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보같이 순진한 마음으로 믿어버리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