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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숙 Jun 06. 2021

철이 없었죠. 인생샷 찍으러 경주에 갔다는 게...

- 뒷북 여행기 : 경주 '경주 엑스포 공원'

어? 예쁘다.

경주 여행을 결심하게 한건 사진 때문이었다. 화려하게 빛나는 월정교와 고즈넉한 멋을 뽐내는 불국사, 활기찬 기운이 느껴지는 황리단길까지. 어느 것 하나 매력적이지 않은 곳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경주 여행에서 멋진 사진을 남겨 보고 싶었다. 그렇게 어딜 가든 카메라를 손에서 놓지 않았고 앨범에는 여러 장의 사진이 차곡차곡 쌓였다. 여행을 막 끝마쳤을 때는 많은 사진을 건졌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그러고 몇 달이 지났을까. 우연히 경주와 관련해서 글을 쓰기 위해서 경주에 담긴 이야기와 역사 이야기에 대해서 자료를 서칭하게 되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면서 문득 생각이 하나 들었다.


'어라? 경주가 이런 곳이었나?'


그러면서 다녀오지도 얼마 안 된 경주를 다시 가고 싶다는 맘이 샘솟았다. 특히 그중에서 아쉬웠던 곳이 '경주 엑스포 공원'이다.

첫 번째 포토 스팟. 경주 타워

어마어마한 크기와 독특한 모습으로 멀리서부터 두 눈을 압도한다. 가운데는 퍼즐을 맞춰야만 할 것처럼 뻥 뚫려있는 모습. 공원으로 들어서면서부터 셔터를 누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간중간에 타워를 배경으로 한껏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단순히 뻥 뚫린 게 아니다. 건물 안에 탑의 모양을 새겨 넣었다. 황룡사지 9층 목탑으로 신라 시대에 지어졌으며 높이가 무려 80m가 넘는다. 실제로 탑이 남아 있다면 위엄이 실로 엄청났을 것이다. 그 아쉬움에 힘입어 경주 엑스포 공원 반대편에 '황룡사지 9층 목탑'을 그대로 복원한 것을 볼 수 있다. 타워 전망대로 올라가면 보문호 일대와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황룡사지 9층 목탑이 한눈에 들어온다.


두 번째 포토 스팟. 솔거 미술관

사실 이곳을 방문하려고 경주 엑스포 공원에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주의 인생샷 명소로 SNS 사이에서 유명하다. 그래서 입장하자마자 미술관부터 발걸음 했다. 가는 길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갔을 당시가 여름이어서 내리쬐는 햇볕과 오르막길은 사람을 지치게 했다. 하지만, 그 힘든 길을 오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러 작품 속에서 눈에 띄는 창. 그 속에 아름 다운 자연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창 앞에 앉아만 있어도 SNS에 올리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사진이 아니더라도 창 밖의 풍경을 꼭 가까이서 봐야 한다고 느꼈다. 울창한 나무와 알록달록한 꽃들 그리고 연못까지... 여름이라서 그런지 더욱 아름다웠다.


솔거 미술관은 단순히 인생샷 명소가 아니다. 독창적인 수묵화를 선보이는 소산 박대성 화백이 기증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외에도 특별전으로 한국의 근현대적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사진에 찍는 데에만 몰두하지 말고 작품에도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후회가 남는다.


세 번째 포토 스팟. 천마의 궁전

같이 여행을 갔던 친구가 꼭 가야 한다고 했던 곳! 들어서는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 졌다. 화려하게 펼쳐지는 전시는 저절로 셔터를 누르게 했다. 사진과 영상을 찍느라 각 전시관에 담긴 이야기를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이곳은 경주와 신라의 문화유산을 미디어 아트로 구현했다. 첨성대와 금관 등 경주가 품은 보물들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마지막에 꽃과 한문이 나타나는 전시는 나중에서야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표현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당시에는 발을 밟는데 마다 꽃이 나타나 정신이 팔려 있었다.

* 관람 순서
첨성대 - 천마총 금관 - 석굴암 - 동궁과 월지 - 성덕대왕신종 - 화랑과 임신서기석 -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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