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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Apr 19. 2019

일본 사람들은 왜 대구 항공권을 갑자기 검색했을까?

보도자료가 왔다. 일본 골든위크 기간에 검색된 항공권중 서울이 1위를 차지했으며 대구가 급상승했다는 내용이다. 이 표에서 흥미로운 것은 서울이 아니라 대구다. 서울이 이미 세계 10위권 방문객 수를 달성한지는 된 이야기다. 도쿄를 앞선지도 좀 됐다. 그런데 대구는 아니었다. 갑자기 일본 사람들이 대구에 흥미를 가진 이유는 무엇일까?


취재를 본격적으로 해본 건 아니지만 아마 이건 '지자체의 작업'이 승리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리고 그 방법은 2010년 초반 일본이 했던 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한국은 일본 직항로가 제일 많이 뚫려있는 나라다. 도쿄 오사카 정도가 아니라 구마모토, 시즈오카, 히로시마, 나가사키, 오이타 등 정말 방방곡곡 다 뚫려있다. 우리로 치면 창원, 원주, 여수 이런 곳에 직항로가 다 뚫려있는 셈이다.


일본은 2010년부터 GDP중 관광 비중이 꽤나 높아졌다. 실제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많아졌다. 이들이 무엇을 했나? 항로를 뚫고, 권역별로 묶어서 표준 관광코스를 짜주고 그걸 현지 바이럴로 홍보하고 내부 이동이 용이하게끔 패스를 만들어줬다.


그 일본 중소도시 자주 가보았다. 사실 대단한 건 없다. 몇 개 스팟만 돌면 끝이다. 다녀보면 내가 보았던 홍보물이 '쥐어짜서' 만든 것을 알수 있다. 하지만 자주 가는 이유는 권역별로 묶어서 이동하다보면 그래도 갈만한 데가 많아지는 데데가 이동이 워낙 편하다.


다시 대구로 돌아가서. 대구 근처에는 경주가 있다. KTX로 묶으면 부산 울산 등이 같이 들어온다. 한국은 땅덩어리가 좁고 그에비해 교통이 잘 돼 있는 나라다. 대구에서 부산까지 한시간도 안걸린다. 첫날 불국사 찍고 (솔직히 대구에서 잠깐 살아보기도 했는데 대구엔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둘째날 해운대 찍을 수 있다. 호남도 마찬가지 아니겠나. 여수와 목포, 전주와 순천을 묶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가볼만한게 생긴다. 여기에 적당한 테마만 잡아주면 된다. 자연이든 건축이든 뭐든. 그리고 2박3일 KTX 패스 경남 한정 98000원에 묶으면 일본애들 오사카 후쿠오카 왕복보다 싸다. 이러면 수요를 만들 수 있다.


사실 관광 수요란게 내 기준에선 대단한게 아니다. 한국인은 잘산다는 이야기 몇번했고 국내에서 소비하는 것과 일본 가서 소비하는 게 큰 차이 없다. 요새 젊은애들 성향 보면 '인스타 뽐뿌'정도만 만들어줘도 유인할 수 있다. "나 외국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 시코쿠이지만 누군가에겐 강원 아오라지
일본 나루토 대교이지만 누군가에겐 가거대교


지자체가 합심해서 앞서 말한 1차적 작업, 항공 뚫고 권역별로 묶어 홍보하고, 내부 교통수단 지자체 협의해서 제공하고. 이것만 해줘도 된다. 외국인한테 그 불국사 간판이 얼마나 신기하겠냐. 엄청난 인파가 해운대 모여있는게 얼마나 이국적이겠냐. 그거 다 그냥 하나하나 유인할 수 있는 게 된다. 묶으면 된다. 나가사키 카스테라집이 유명하지만 어쨌든 우리도 성심당 같은 걸로 구색을 맞출 수 있다. 그게 뭐 대단한 맛이 있고 꼭 그집을 가야하고 하는 맛집은 손에 꼽을 정도다. 그냥 여행객의 기분을 맞출 정도의 맛집이 곳곳에 배치되면 된다. 물론 여행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 그 다음 콘텐츠를 어떻게 채울지는 반응 보고 계속 업데이트해서 만들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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