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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용한게릴라 Feb 08. 2020

내가 더 이상 아름답지않아도 Still love me?

다시 쓰는 ‘위대한개츠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맡아 영화가 되면서, 다시 한 번 큰 화제를 모으게 된 소설. 세게문학의 고전 중 명작으로 꼽히며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스토리는 구성이 원작에 미치지 못했지만, 1920년대, 화려하지만 공허했던 미국의 단상을 시대와 배경 묘사로 흥미진진한 볼거리가 많았던 영화.

영화의 배경이 되는 1920년대 미국은, ‘American Dream!' 이라는 용어가 생겨날 정도로 물질에 대한 황금빛 열망이 가득한 시기였다. 또한 'The Jazz age'라고 불릴 만큼 변화와 자유를 추구하던 시기기도 했다.

술과 향락을 부르는 시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 후, 뉴욕은 광기에 빠졌다. 주가는 기록적으로 폭등하고, 월스트리트는 연이어 호황을 누리며, ‘American Dream’을 꿈꾸는 젊은 야심가로 들 끊었다. 파티는 커지고, 쇼는 대담해지고, 빌딩은 높아졌지만, 도덕은 무너지고, 금주령으로 술값은 오히려 떨어졌다.

또한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기존의 질서와 억압적 권위에서 벗어나 변화를 추구했고, 빈부 격차가 점점 커지면서 심화된 사회적 괴리로 인해 갱과 할렘가가 생겨났다. 이런 불평등과 차별 속에서 암흑기를 보낼 때, 흑인들은 돌파구를 찾아 ‘JAZZ'를 만들었고, JAZZ는 대중을 급속도로 매료시키며 퍼져나갔다. 1919 노동절 폭동에서 시작돼 경제대공황에 이르기까지 이 시기가 JAZZ AGE로 불리던, 미국 최고의 호황기였다. 이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나타나는 공허함과 우울감에서 벗어나고자 사람들은 술과 향락에 취했다.  



알코올 중독, 불면증, 공황장애, 우울증
모두가 역겨웠다. 단 한명만 빼고, 개츠비.


그는 만 건너편에 위치한 신흥부자들의 대저택들이 즐비한 웨스트이트. 불빛이 선명하게 바라다 보이는 부둣가에 호화스러운 저택을 마련하고 주말마다 파티를 연다. 뉴욕 각지에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개츠비의 집으로 몰려들었다. 여자들은 ‘아르데코 풍’으로 장식한 화려한 의상에 유리비즈 장식과 화려한 깃털로 한껏 치장을 하고, 그들의 지위만큼이나 높아진 하이힐을 신고 샹들리에 아래에서 춤을 췄고, 사람들은 열정적인 음악에 심취되어 밤새 마르지 않는 술을 마셨다.



한 편, 홀로 부둣가에 한 손을 호주머니에 찌르고 서서 희미하게 비추이는 초록 불빛을 향해 손을 뻗고 있는 남자. 밀물에 실려 왔던 과거와 썰물처럼 멀어져 가는 미래의 간극사이에서 그렇게 개츠비는 하염없이 누군가를 그리며 서 있었다.


오직 한 사람, 데이지가 오기만을 기다리면서.
황금빛 야망과 모든 인생의 시작이자, 끝이 된 그녀.
하지만 데이지는 그의 죽음 앞에서도 마지막 가는 길, 꽃 한 송이도 얹어주지 않는 매정하고, 속물인데다 무책임한 여자.

그런 여자를 신앙처럼 사랑했던 개츠비는 그녀를 대신해 누명을 쓰고 결국, 죽음에 이르고 만다. 화려한 파티로 들썩이는 그의 집을 주말마다 드나들던 사람들은 누구도 그의 장례식에 오지 않았다. 밤새 찬란하게 빛나던 샹들리에는 불이 꺼지고 그 아래, 외로이 잠든 그의 마지막을 지키는 친구 ‘닉’만이 남았을 뿐. 데이지는 모든 걸 외면한 채 떠나버린다.


데이지는 과연 사랑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여자였을까?

아무리 ‘사랑할 가치’와 ‘사랑받을 가치’는 사랑하는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하나. 너무 무모하지 않은가. 그 사람이 날 아프게 하고, 외롭게 하고, 그 사람이 수많은 결점을 가진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것이 사랑이라고는 하나. 사랑은 순간적인 감정이 아니라, 끊임없이 발견되어지고 해석되는 과정이 지속될 때, 유지가 되는데.

개츠비는 순진했지만, 순수하지 않았다.
흔히 맑은 물이 채워진 유리잔에 순진과 순수를 비교한다. 맑은 물이 가득 채워진 한 잔은 ‘순수’이고, 비워진 한 잔은 ‘순진’이다. 물이 가득 채워진 잔은 더 이상 들어갈 틈 없이 맑음 그 자체지만, 다른 빈 잔에는 맑은 물이 채워질 수도, 더러운 물이 들어갈 수도 있다.

개츠비는 비워진 유리잔과 같았다. 그에게는 ‘American Dream'에 어울리지 않는 숭고한 사랑이 있었지만, 사랑이 지닌 본질적 가치를 그가 찾을 수 있는 존재의 방식으로 유리잔을 채우지 못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방식으로, 데이지를 되찾으려 했다. 호화로운 저택과 화려한 자동차, 넘쳐나는 옷과 술. 향락이 가져다주는 풍요로. 철저히 그녀의 필요와 시선에서 그녀를 만족시키려 한다. 사랑이 본질은 자본과 물질에 비례하지 않는다. 왜? 그는 타인의 필요와 시선이 아닌, 자신의 숭고한 가치로. 자신의 존재, 그 자체로 어필하려 하지 않았을까. 왜 ? 한 사람의 내면에 있는 따뜻한 온기와 존재적 가치를 통해 사랑을 발견하는 심미안을 가지지 못했을까. 되묻게 된다. 개츠비는 현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위대한’ 위대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실패해도 사랑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는데 있지 않을까.


사랑하다 파멸에 이를지라도.

어느 날 밀려왔다가 저편으로 썰려가는 밀물과 썰물처럼 반복되는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우리는 닿지 않은 미래를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창조할 수 있는 사랑의 방식으로 새롭게 해석해나갈 수 있다. ‘위대한개츠비’와 같이.

달은 더 높이 떠올랐고
난 그 곳에서 미지의 세상을 곱씹으며
난 감탄하는 개츠비의 모습을 생각했다
그가 데이지 선착장 끝 초록 불빛을 처음 보았을 때를.

그는 수많은 역경을 이겨냈고
그토록 자신이 원하던 꿈을 움켜잡았다고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그의 꿈은 이미 사라진 과거 였던 거지.
개츠비는 녹색불빛을 믿었다.
썰물처럼 멀어져갔던 완벽한 미래를

모두가 그랬지만 이젠 상관없다

내일, 우린 더 빨리 달릴 것이다.
팔을 더 멀리 뻗고
그러다 보면 어느 찬란한 아침,
우린 세찬 물결에 과거 속으로 끊임없이 밀려나면서도 결국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영화_ <위대한개츠비> 중에서


Bel-Air에서 빛나는 다이아몬드와

더운 여름날의 로큰롤.
‘아메리칸 드림’‘재즈 에이지’  
그 시대의 스포트라이트를 장식한 가운데
개츠비는 이렇게 외치고 있었는지 모른다.

“내가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을 때도 여전히 나를 사랑하겠습니까? Will you still love me when I'm no longer beautiful?



영화_<위대한개츠비>의 타이틀 곡 ‘Young AND Beautiful'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가사해석첨부.



세상을 봤어 다 끝냈어
I've seen the world, done it all
내 케이크를 먹었다
Had my cake now
Bel-Air에서 빛나는 다이아몬드
Diamonds, brilliant, in Bel-Air now
7 월 중순 더운 여름 밤
Hot summer nights, mid July
너와 내가 영원히 야생이었을 때
When you and I were forever wild
미친 시절, 도시의 불빛
The crazy days, city lights
어릴적 나와 같이 노는 방식
The way you'd play with me like a child
여전히 나를 사랑 할거야
Will you still love me
내가 더 이상 젊고 아름답 지 않을 때?
When I'm no longer young and beautiful?
여전히 나를 사랑 할거야
Will you still love me
내가 갈망하는 영혼 외에는 아무것도 없을 때When I've got nothing but my aching soul?
나는 네가 할 줄 알아 네가 할 줄 알아
I know you will, I know you will
나는 네가
I know that you will
내가 더 이상 아름답 지 않을 때 여전히 나를 사랑하겠습니까? Will you still love me when I'm no longer beautiful?

Young and Beautiful_ Lana Del Rey 중에서

2020. 2. 8 조용한게릴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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