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쓰기부터,

나 사용기

by 허허로이

알고리즘을 이겨먹겠(?)다는 욕망을 품었다. 드라마 쇼츠보다는 러닝을, 동기부여 영상과 과학채널을 클릭하면서. 안다, 안다. 애초에 열지 않으면 될 일임을. 하지만 이미 ‘중독’이 따라붙는 행위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는 그저 안 하면 된다는 방법은 별로 효과가 없다. 하루아침에 되는 일은 없다는 진리(?) 정도는 몸으로 체득한 나이. 스스로를 바꾸려면 일단 지금 당장의 내 모양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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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대충 잠들기 전에 ‘이 좋은 걸 듣다가 왜 잠드는…’을 백그라운드로 재생하고, 눈 뜨기 위해 알람, 뜨고 나서는 날씨, 알림센터, 메시지(다수 플랫폼) 확인으로 이어지는 루틴. 하루의 마감과 시작만 얘기해도 이 정도니 ‘디톡스’ 같은 것은 불가능한 수준이겠다. ‘스크린 프리 데이’를 하려고 ‘스크린 프리 데이’를 검색하는 순간, 뱃속이 조금 뜨끔하다.


그래서 이 브런치 페이지를 열고, 제목부터 넣는다. 지금 마음을 쓰는 행위에 온전히 얹어보는 시간을 시작한다. 안 쓴 지 한두 달 수준이 아니라는 반성도 하고, 부끄러움을 온전히 한 채 키보드를 누른다. 무언가를 안 하기보다는, 그 무언가보다 내 삶에 아주 조금이라도 필요한 것들로 대체하는 일부터 시작해 본다. 올해는 아직 두 달이 더 남았고, 작년 추석에 시작한 달리기—1년이 된 어제, 한 시간을 기분 좋게 달렸다. 하다 보면 되는 일들도 있었음을 나는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중이다. 이번에는 쓰기에 걸어 본다. 비록 내일, 실패와 성공 사이 어딘가에 간신히 매달려 있을 내 자신이 그려지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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