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이야기, 안전함

쓰는 나 사용기

by 허허로이

늦게나마 '초코송이 제주말차케이크맛'을 손에 넣었다! 얼른 나눠먹으면서 자랑해야지.

일상 대부분이 사무실인 나는, 유행 먹거리에 민감하다.

원래부터 이랬나? 이유를 생각해 봤다.


신입 시절에, 간식과 회식과 먹거리가 대화 소재의 대부분인 윗사람이 종종 있었다. 세대차이를 감안하면 음식 취향은 맞지 않는 것은 당연했겠으나. 당시의 나는 이해하려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고, 그저 그렇군 하고 마는 수준의 감상 정도로, 그래도 누구처럼 험담에 참여를 당하는 것보다는 스트레스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늘의 나에 이르고 보니, 내가 그런 고인물 중 하나라는 자각이 들었다.


고민, 걱정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데, 사회에서 만난 이들과의 사사로운 공유는 대체로 비슷한 결말에 이른다.

오랜 친구일 경우도, 대충 삶을 개조식으로 쓰고 보면 거기서 거기이니. 그래서 누군가는 친구란 그냥 만나서 시답잖은 농담이나 주고받다가 가끔 배꼽 빠지게 웃는 거라고 했다. 똑같은 것들끼리 고민이랍시고 나눠봤자 다 거기서 거기라고. 오히려 집에 돌아가서 괜히 말했나 싶어 뒷맛이 쓰거나, 약점을 들켰다는 생각에 만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기도 한다고.


동의한다. 그렇다고 아예 아무도, 아무 말 없이 지낼 수 없는 나는 대문자 E이고, 어떻게든 손을 내밀거나 기어코 말을 건다. 그걸 위해 선택한 것이 음식 이야기. 일단, 회사 근처 맛집 리스트를 가진 자라고 소문이 나면, 생활에 작은 활력이 생긴다. 누구라도 한 마디는 공평(?)하게 얹을 수 있는 음식 이야기. 심지어 단식도 소소재가 되므로(간헐적 단식을 하는 거야? 몇 시간 간격인데? 아예 금식도 해야 한다며? 식단은 어떻게? 단탄지 구성비는?) 누구와 만나더라도 먹는 이야기는 안전하다. 저항이 낮은 거고, 그 이유는 아마도 음식은 취향이라는 것에 대다수가 크게 공감하기 때문이겠다.


외곽에 있던 노포가 얼마 전 시내 쪽에 매장을 오픈했다. 꽤 오래 이 노포를 열심히 소문낸 자 중의 하나로써, 뿌듯했다. 투자자는 아니지만, 입으로 홍보했다는 일종의 단골 지분 정도는 있지 않을까! 다만, 본점 맛을 그대로 구현하지는 못한 것 같아서, 그 점 또한 열심히 지인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맛집 리스트를 가진 자로서의 나의 명성도 소중하므로.

맛있는 연대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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