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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허로이 Mar 10. 2024

나 사용기, 의미

나 사용기

또. 또! 또, 실수다. 

한 박자 더 기다리고, 한숨 한 번 더 쉰다.

이번에도 틀릴 수 없다. 아니 틀리고 싶지 않다.

늘상 하던 일에도 벌여대는 실수(?)에 스스로가 어처구니없다. 

예전이라면 하지 않았을 실수, 잘못이 반복되고, 자책의 횟수가 는다. 

그런데, 자책의 감도가 옅어진다. 


반복에 반복을 쌓아 올리면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이제는, 뭐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외면하기로 변태하기 직전이다.

무엇인가를 잘함에 있어, 쌓인 시간 양 자체가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온다. 

오랜 기억에 따르면, 심지어 쌓인 시간이 초년이던 시절에 그걸 알고 있었다! 

쌓인 시간과 보여지는 능력은 대체재 관계를 갖지 않음을.

그것이 참이라면, 가장 오래 다닌 저 인간 능력이 우주급일 테니.

내 쌓인 시간이 많아지니, 그 깨달음이 미묘하게 왜곡되다가, 

세상이 능력만으로 돌아가진 않아를 입에 올리는가 싶더니, 

그 깨달음 시절을 가위로 잘라낸 듯 없앤 뒤에야,

고작, 이 자리에, 어쩌라고를 독백하는 중이다. 


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나는 '아닌' 그룹은 아님을 배운다.

하다 못해 이런 깨닫기라도 자주 해야 스스로에게 덜 어처구니없을 것 같아서 애쓰는 중인데,

이젠 멀쩡하게 하던 일조차, 허투루 되는 것을 보면, 만 시간의 법칙도 나한테는 맞지 않다 싶다. 

그런 동기부여 금언들은 죄다 아브라카다브라 주문처럼 들린다. 

사실 꼭 그럴 필요는 없지 않은가.  


나의 기능이 퇴화하고 있다는 말 대신, 나의 기능들이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집어 들기로 했다. 

세상의 변화(modification, not progress)는 나날이 가속을 하는데,

달라지는 '나'의 기능을 좀 더 애정을 담아 다르게 써보려 한다. 

글쓰기는 그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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