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배알

나 사용기

by 허허로이

불편한 대상이 되는 것이 기꺼울 리 없다. 하다 못해 무시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므로. 그래도 굳이 한 마디 뱉게 만드는 나의 밸. 바꾸기를 제안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저번에도 이렇게 했었는데?"


해제: 너의 제안은 내가 달갑지 않고, 니가 죽 컨펌했었으니 니 책임도 있으면서, 이제까지 써온 내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냐인 동시에, 나는 기존 것을 따랐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는 일종의 변(辨)이며, 같이 하는 일이지만 다른 것 생각하기는 딱히 내 일도 아니거니와, 난 시간도 없고, 막말로는 귀찮고, 지난 것도 다 고쳐야 한다면 불가능하고, 이런 거절을 대놓고 말하기에는 내 체면이 있으니, 이 정도 말로 정리하는 의도를 니가 눈치껏 이해해라.


나도 과거의 것에 동의했었으므로, 그 말이 맞다. 내 책임도 있다. 그런데 보다 맞는 것을 찾았다면 바꾸는 것이 당연한 것은, 나만 그런 거라고?


"아니 그게 아니라"로 대화를 이어가고 싶진 않지만 결국 그 한마디를 뱉고 만다. 어제까지 그랬음이 오늘에도 그러함을 사수하기 위한 근거가 될 순 없지 않은가? 계속 바꾼다고 뭐라 하는데, 바꿔보고 다른 것도 해 보는 등, 뭐라도 해봐야 달라진다. 뒤로 갈 수도, 옆이나 갈지자로 비틀거릴 수도 있겠지만, 어느 상황에서든 제 자리에 있는 것보다는 많은 것들이 생길 수밖에 없지. 실패는 무엇을 하면 안 되는 가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건 낭비지."

"아니, 그게 아니라... 가만히 있어서 획득하는 것과,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얻는 것이 같을 수 없다니까?"

"굳이 회사 일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 사적 일이면 몰라도. 조직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아."


입을 닫을 타이밍이다.

내 자리를 깨닫게 하는 말이다. 애초에 먼지 같은 존재로 살고 싶다는 내 입방정을 탓해야지. 그래도 내게는 아직 한 방이 남아 있다. 언젠가 이 말을 내밀 수 있는 ’ 밸’을 갖기 바라며 여기 먼저 적겠다.

“내 일처럼 하라면서요?? “


물음표는 하나 정도로 톤다운 해야 하나.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질문하기, 그 심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