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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무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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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퀼티 Mar 31. 2017

운문도 산문도 아닐 것

생일을 축하합니다.

언어를 꾸며내다 초라함을 느꼈습니다.

이 감정은 아주 세심하게 나를 위로 하더군요.

따뜻하여 서러웠습니다.


어떤 이는 당신의 창에 반딧불을 보낸다는데

내 마당에는 그런 것은 살 수가 없어 미안하였습니다.

어차피 보내지 못할 것은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래

당신의 따뜻한 밤에 나의 온기라도 더해볼까

내 집을 태우면서 생각했습니다.


사실 나는 알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그저 나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단어의 모양, 띄어쓴 행의 조각들, 따음표 하나까지.


고개를 들 수 없는 나의 마음을 그대가 헤아릴 필요가 있겠느냐마는

잊혀질 것들은 스며드는 일 없이 잊혀지고

새로 다가올 행복에 제자리에서 뛰는 일이 많기를

그리고

나의 울음이 그대에게 어떤 구원도 주지 않기를 바랍니다.


진실된 나의 마음을 담아.

오늘을 기념하고 그대를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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