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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퀼티 Mar 14. 2022

글쓰기앱

1. 글을 쓰고 싶어서 글쓰기앱을 검색했다. 빠져들어서 보다보니 20분. 그 시간에 쓰고 말겠다 핀잔을 들어도 할 말이 없다. 


2. 나는 생각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때 호글을 켠다. 중간중간 빨간줄 뜨는 것도 열받고 대체로 편리하지 않지만 오랜 습관이다. 불편한 것이 있을때 즉각적으로 개선책을 찾는 인간은 아니라는 것. 글쓰기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편리하고 집중이 잘 되는 도구를 활용하는 편이 좋겠지만, 한편으로는 의지만 있다면 메모장이라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여기는 것이다. 오히려 의지를 가지게 만들기 위한 수단을 고민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고민하다보면 영 흥이 안나 다른 즐거운 것들로 생각을 옮기게 되는데요.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3. <더 배트맨>을 봤다. 평이 갈리면 보통 좋은 쪽을 찾아서 집중하는 편인데 이번만은 반대다. 3시간 동안 유치해서 하품만 하다 나왔는데 그 하품의 가치를 논하는 사람들을 보다보니 그 또한 하품이. 하지만 그런 내 태도도 배트맨만큼이나 유치한 건 아니었을지.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나의 영화 관람 태도가 영 불경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모질게 평가하는 것을 스포츠로 삼다니. 그렇다면 곤란하다. 언젠가 훌륭한 영화라도 보는 날에는 영화관을 나오면서 쳇 하고 침이라도 뱉는것 아닐까? 생각만 해도 기분 나쁜 인간이다. 그래 배트맨! 어찌됐든 좋았다!


4. 만났어야 하는 사람을 만났다. 몇 년 전 그 계단에서 했어야 할 이야기라면서 속삭였다. 나도 물론 그때 그런 마음이었긴 했다. 그런데 그때는 그 친구가 외면하고, 지금은 내가 그 속삭임을 외면하게 된 것은 무슨 운명의 조화일까? 안다. 사람 일을 운명 타령해봐야 한숨 짓는 것 밖에 도리가 없다는 것. 그래도 어설프게 턱이나 괴고 잠든 척 하면서 내일 아침 메뉴를 생각하는 것보다야 낭만적이겠지. 수많은 수고로움을 감수해 마련된 자리에서 나는 후 하고 바람을 불면 그 속삭임이 날아가는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5. 아무런 얻을 것도 없는 자리를 마치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즐겁고 행복했는데 그래서 불안해졌다. 여러 의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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