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은 늘 잘 본다.
그 다음이 문제다.
면접실 문을 열자 한 사람이 먼저 일어났다.
“아, 김도윤 씨?”
악수부터 했다.
“반갑습니다, 경영실장입니다.”
나는 앉았다.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장님이십니다.”
사장은 말을 많이 했다.
“저희는요, 속도가 중요합니다.”
“네.”
“바로 실행하고, 바로 결과 봅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제가 원하는 방향입니다.”
사장이 웃었다.
“딱 맞네.”
그리고 바로 물었다.
“공공기관 왜 나오려고 해요?”
나는 잠깐 멈췄다.
“조금 더 직접적으로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사장은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맞아요. 거긴 너무 돌아가.”
10분쯤 지났을까.
사장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는 이 정도면 충분한 것 같고요.”
그리고 경영실장을 보며 말했다.
“조건은 실장님이랑 편하게 얘기해보세요.”
나를 보며 덧붙였다.
“우리는 또 곧 다시 봅시다.”
악수.
그리고 바로 나갔다. 문이 닫혔다.
조용해졌다.
경영실장이 노트북을 돌렸다.
“그럼 처우 말씀나누시죠.”
나는 자세를 조금 고쳤다.
이제 진짜다.
“현재 연봉이 이 정도시니까…,
혹시 어느 정도 생각하셨나요?"
공공에서 민간으로 나오는 값,
여긴 대기업도 아니고 중견이기도 하고...
세게 불러보자.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30% 정도 인상 생각했습니다.”
경영실장이 나를 봤더니 노트북 타자를 두드렸다.
그리고 말했다.
“음…”
이 ‘음’은 길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요.”
왔다.
“그 금액은 어렵습니다.”
깔끔했다.
나는 한 번 더 밀어봤다.
“중간 정도는 가능할까요?”
경영실장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제안드린 게
내부 기준에서는 꽤 맞춰드린 겁니다.
저희도 연봉테이블이란 게 있거든요”
"그럼 얼마나...?"
"도윤씨 연차에다가 상여금 등등을 더하면..."
나는 잠깐 멈췄다.
머릿속에서 숫자가 다시 돌아갔다.
줄었다.
확실하게.
경영실장이 덧붙였다.
“대신 여기 오시면 빠르게 역할은 드릴 수 있습니다. 너무 숫자만 생각하시지 마시죠,
스톡옵션도 있고.. ”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생각해보겠습니다"
“언제까지 답 주실 수 있을까요?”
나는 잠깐 생각했다.
그리고 말했다.
“이번주중엔 말씀 드리겠습니다.”
면접실을 나왔다.
복도를 걸었다.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문이 열렸다.
1층.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좀 불었다.
나는 휴대폰을 꺼냈다.
계산기를 켰다.
방금 들은 숫자를 눌렀다.
역시 있던 데보다 줄었네?이게 아닌데..
나는 잠깐 멈췄다.
그리고 희망회로를 돌렸다.
여긴 적어도 뭔가 하긴 할 것 같다.
헛발질만 계속 하진 않겠지.
나도 배우는 게 있겠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 회사야.
그날 밤, 누워서 몇 번이고 생각했다.
협상테이블에서 내가 놓친 건 없을까?
이번 주중에 말은 해줘야하는데
더 튕겨볼까?
물러설 곳이 없다는 게
이렇게도 마음을 조급하게 할 줄이야.
에라 모르겠다, 일단 가보는거야.
그래, 이 회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