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할 수 없었던 건 질문의 순서가 달랐기 때문이다

무엇을 할지가 아닌, 왜 해야 하는지 먼저 묻기로 했다

by 퇴사한노랭이

퇴근 후 시간을 돈으로 바꾸려 했었다


과거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업을 병행해 보려 시도했던 적이 있었다.

퇴근 후,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해서 작게라도 고정 수입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유튜브, 쿠팡체험단, 에드센스, 이모티콘 등 여러 가지 부업들이 유행하던 시기였기에(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여러 강의 플랫폼에서 너도나도 월 백만 원은 쉽게 벌 수 있다는 마케팅이 성행했다.


'나는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음악 듣는 것도 좋아하고...'


이것저것 살펴보며 그나마 내가 접근하기 수월해 보이는 것 들을 찾아 나섰고 하나씩 시도해 보기 시작했다.


워드프레스로 웹사이트를 만들어 애드센스를 붙여보기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콘텐츠 만들기

네이버 블로그 운영하기

...


이 모든 일들은 리스크 없이(?) 내가 시간이라는 인풋을 투입하면 어찌 됐든 작게라도 결과물이 나오는 구조였다. 그렇게 나는 퇴근 후 흘려보내던 시간을 조금이라도 돈이 되는 무언가로 바꿀 수 있는 씨앗을 심기 위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생각했다.


에드센스 수익을 벌기 위해 시즌별로 사람들이 관심 있는 키워드를 찾아 기계적으로 글을 작성하고, 내가 듣기 좋다고 생각되는 무료 음악들을 이어 붙여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함께 찾아오는 이유 모를 공허함 속에 결국 왜 이걸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설득하지 못해 계속할 원동력을 잃어버리고 금세 그만두었다.





돈이 되는 것과 계속할 수 있는 것의 차이


"저는 이렇게 해서 성공했어요, 방법은 여기 있어요, 당신도 할 수 있어요"


돈이 되는 것과, 계속할 수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남들이 아닌 내가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할지가 아니라,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스스로 강력하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했던 것 같다.


(무엇) 부업을 해야겠다
(어떻게) 쉬워 보이는 워드프레스 애드센스를 해보자
(왜) 돈을 벌어야 하니까


질문의 순서는 늘 같았고, 쉬워 보이고, 지금 당장 접근할 수 있는 것들을 골랐다. 리스크를 떠안지 않고, 적은 노력으로 쉽게 돈을 벌고 싶다는 욕망이 내 무의식 안에 숨어 있었던 것 같다.




질문의 순서를 바꾸자, 기준이 달라졌다


퇴사 후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기에 앞서, 질문의 순서부터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과거) 무엇을 할까 → 어떻게 할까 → 왜 해야 하지
(현재) 왜 해야 하지 →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 무엇을 만들까



순서를 바꾸어 되묻자, 비슷한 듯 조금 다른 기준이 생겼다.


내가 생각해 둔 아이디어들을 나열해 두고, 이걸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기 시작했고, 결국 이 질문은 '내가 실제로 경험한 문제인지'로 바뀌었다. 스스로를 설득할 수 없다면 아무리 뛰어난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지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그 기준으로 남겨진 내가 경험해 본 문제는 크게 두 가지였다.


1) 여러 자기 계발 수단(다이어리/앱/도서)들이 있지만, 매년 왜 나는 새로운 걸 찾으려 할까?
2) 여러 앱들이 추억을 보관해 주지만, 왜 나는 추억들을 다시 찾아보기 위해 갤러리를 볼까?


둘 다 거창한 목표라기보다는, 내가 직접 경험했고 아직 해결하지 못한 내 문제였다. 그리고 이건 다른 누군가도 공감할 수 있는 문제인지 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이 문제를 1인 앱 개발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보기로 했다.


잘 되기 위한 아이디어보다는 내가 계속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필요했고, 지금의 나에게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를 설득할 수 있어야 했다. 그리고 다른 누군가도 공감할 수 있다면, 그건 충분히 만들어볼 가치가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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