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군 특유의 인간성 결여에 대한 의문과 개탄
편협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 수 없지만, 의사들이란 대체로 안하무인이라는 사실을 살면서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그들이 삶에서 크게 실패한 적이 없고, 남에게 싫은 소리도 들어본 적 없으며 늘 주변에서 떠받들어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외동아들 특성을 1,000번 압축해 놓은 버전이랄까? 환자를 대할 때 비웃음을 섞지 않고 말하는 의사를 찾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그리고 그들이 환자를 마치 지능이 한참 모자라는 사람 대하듯 하는 것은 어째서인가. 내가 살면서 당해본 것만도 상당히 많은데, 그 사례를 아래에 소개한다.
<멜로드라마 형>
의사 :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
환자 : 팔을 들 때 어깨가 아파서요.
의사 : 얼마나 됐죠?
환자 : 열흘 정도 된 것 같아요.
의사 : (눈을 동그랗게 뜨고 느릿느릿한 말투로) 그렇게 그냥 방치하면 어떻게 될 것 같아? 팔을 못 쓰게 될 수도 있어. 전에 어떤 환자도 팔을 방치해서 이제 아예 팔이 안 올라가게 됐어.
<질의응답 형>
의사 : 어디가 아파서 오셨어요?
환자 : 피부에 뭐가 나서요.
의사 : 이게 뭐인 것 같아요?
환자 : …?
의사 : …
환자 : 모르겠어요.
의사 : (눈을 동그랗게 뜨고 웃으며) 모르겠어요?
환자 : 네.
의사 : (느릿느릿한 말투로) 김 간호사, 뭔지 모르겠다는데요? 왜 모를까요?
김 간호사 : (지친 표정) …
환자 : …
의사 :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겠어요?
환자 : ?
<비웃음 형>
의사 : … 그럼 ㅇㅇ를 처방해 드릴게요.
환자 : 아, 저번에 그 약을 오래 먹었는데 이러이러한 증상이 있었는데요. 그게 부작용은 아닐까 걱정이 돼서요.
의사 : (코웃음) 쿡, 어디 인터넷에서 뭘 보고 오신지는 모르겠는데~ 그런 부작용은 몇천 명 중에 있을까 말까 해요. 인터넷에서 뭘 읽어 보셨나 봐요?
환자 : …
이런 식으로 의사들은 불쌍한 환자의 기분을 이유 없이 망쳐 놓곤 하는 것이다. 그들에게 차가운 비웃음과 무시를 당하지 않으려면 그저 비굴하게 고개만 연신 끄덕이며 복종하면 되는가? 아니 그래 봤자 더욱 얕보이기만 할 뿐일 것이다. 그들이 의대에 들어가 공부했다는 사실과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행위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데 그들은 도대체 왜 그러는가? 의대의 교육 방식이 문제인지, 아니면 애초에 인품에 결함이 있는 사람들이 의대에 지원하는 것인지 그 인과관계가 무척 궁금하다. 살면 살수록 이 편협한 생각을 고쳐먹을 생각이 들기는커녕 확신이 강해지기만 한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 참고로 내가 가장 싫어하는 직업군은 교수(특히 공대), 의사, 법조인 등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거만하며, 타인의 인격 및 지능을 무시할 확률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나의 표본상 그렇지 않은 사람은 5% 정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