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성격을 바꾸지 마세요. 그리고 혼자 있지 마세요.
나는 일본유학 입시 강사다. 나 자신도 일본에서 유학했기 때문에, 종종 학생들에게 일본살이에 대해 조언해주곤 한다.
내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째, 외국에 산다고 해서 자기의 정체성을 바꾸지 말 것.
둘째, 혼자 외롭게 지내지 말고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할 것.
왜냐하면 저 두 가지 때문에 내가 너무나 고통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일본에서 산 지 몇 달 되지 않아 일본인처럼 눈치 보는 성격으로 변했지만, 돌아보면 일본 문화에 자신을 끼워 맞출 필요는 없었다. 그냥 자기 성격대로 살면 된다. 괜히 적응한답시고 일본인을 따라 하며 살면 어느 순간 정체성이 무너지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일본인처럼 변한 자신의 모습은 정말 마음에 안 든다(나와 내 주변 사람들 모두 같은 전철을 밟았다).
그리고 외국에서 느끼는 고독은 사람을 너무나 비참하게 하기 때문에 절대로 혼자 지내는 일상에 익숙해져서는 안 된다. 하루종일 혼자 있고, 그런 날이 365일 계속되어도 괜찮은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위로받고, 유대감을 느껴야 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잘 맞는 친구를 찾을 수 있다’라는 희망을 절대로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외로워서 방바닥 긁으며 울고 전철에서 옆 사람과 어깨가 닿을 때에 타인의 온기를 느껴 안심하곤 했던 내 경험이, 적어도 그 학생들을 미래의 잠재적 우울감으로부터 구제할 수라도 있다면 그 우울에도 가치가 있었던 것이 된다. 그러니 학생들이 나중에 일본에 가면 내 말을 꼭 좀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