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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퀴터 Jul 03. 2023

학원에서 일하고 자기 신뢰감이 높아졌다!

어린애들과 비교하는 것도 뭣하지만 말이죠…

열일곱 살 때부터 늘 나보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 사이에서 주눅 들어 지내다가 오랜만에 열심히 안 사는 사람들 사이에 있자니 새롭다. 학원 학생들 얘기다.


많은 학생들이 공부도 안 하고 걱정도 안 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자신이 그동안 꽤나 열심히 산 축에 속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늘 처절한 심정으로 공부하거나 돈을 벌었다. 외국어로 된 법학책을 펴고 새벽까지 공부하다 이해가 안 돼서 울었고, 직장에서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어도 나가서 돈을 벌었다. 몸이 망가지거나 죽을 것 같으면 다른 일을 구했다. 두 달 이상 온전히 쉬기만 한 적은 없다.


가망 없는 성적에도 걱정을 안 하는 학생들은 부모님에게서 물려받을 돈이 많아 든든한 걸까? 사실 처음에는 아무 걱정 없이 편하게 사는 그들의 처지가 부러웠지만, 언제부턴가 별로 부럽다는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그들이 나를 부러워하고 있음을 느낀다. 풍파를 거치며 갖게 된 나의 자기 신뢰감은 그들에게는 결코 없는 것이다.


자기 신뢰. 내가 나를 믿는 마음. 내 양심에 손을 얹고 말하건대 참 열심히 살았다. 많은 일을 겪고 나서 깎이고 다듬어진 나라는 사람이 요새 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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