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으로 답해보았습니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사족을 붙이지 말아야 합니다. ("사족(蛇足)"은 직역하면 뱀의 발이라는 뜻으로, 바꿔 말하면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붙이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불필요한 군더더기"라는 말도 이미 "군더더기"라는 단어에 쓸데없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므로 엄밀히는 동어 반복, 다시 말해 사족을 붙인 것에 가깝다. ("엄밀히는"이라는 표현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또는 통상적으로, 엄밀히는) "엄밀히"라는 부사에 조사를 붙인 것으로, 이수열의 "부사를 옳게 써야 글이 산다 (1997)"에서는 이런 표현의 사용을 "분별없고 치졸한 짓"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내가 그 책을 읽은 것은 아니고, 애용하는 한국어 맞춤법/문법 검사기 (http://speller.cs.pusan.ac.kr/)에서 "스스로를"이라는 단어 활용에 대해 지적하며 "자신을", 또는 "자신을 스스로"로 대체하도록 안내하며 위의 책을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검사기가 제시하는 대체 표현 "자신을 스스로" 역시 동어 반복임을 피할 수 없다. (다만 이쯤에서 나는 동어 반복이 때로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싶다. 상기한 “자신을 스스로", "불필요한 군더더기" 같은 표현은 그 의미를 강조할 뿐 아니라 정확하고 명료하게 내용을 전달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정확하다”와 “명료하다”는 유의어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더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명확하다"가 "명료"와 "정확"의 의미를 내포하는 하나의 단어임을 눈치챈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돌아가서 가장 처음의 문장 (정확히는 (정확히 말하면, "정확히 말하면") 이 글의 괄호 속 내용을 모두 제거하면 "가장 처음의 문장"이자 이 글의 유일한 문장이다.)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사족을 붙이지 말아야 합니다"는 과연 옳은 말인가? 동어반복을 비롯한 "사족"은 글에 "불필요"한 것이 아닌, 때로는 "불가결"한 것이 아닐까? (애초에 이 글에서 괄호에 들어 있는 주석의 내용을 모두 제거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문장'을 넘어서서 좋은 '글'이 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 (물론, 여기서의 "글"은 "단어 > 문장 > 단락 > 글”이라는 계통적 접근에서의 어휘 선택이고, 탁월한 명제 한 문장은 충분히 가치 있는 글이 될 수 있다는 시각에도 동의한다. (이는 독자의 생각을 어림짐작하여 괜한 변명을 늘어놓은 것으로 역시 사족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나는 어떻게 하나의 글을 구성할 것이며, 독자는 어디까지 나의 사고 흐름을 따라올 수 있을 것인가? 어디까지가 사족인가? (이따금 나는 어떤 문장이 필요한지, 사족에 불과한지 고민할 때가 있다. 지우기도 애매하고 남기기도 애매한, 이른 바 계륵(鷄肋: 직역하면 닭의 갈비라는 뜻이다. (사족(뱀의 발)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데 계륵(닭의 갈비)은 실재한다는 것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같은 문장들 때문에 나는 글 "쓰기"만큼이나 글 "지우기"가 어렵다. 그리하여 이 글에서는 사족일지도 모르는 계륵 같은 문장들을 여과 없이 드러내 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