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고 싶은 선물을 아직 정하지 못했어요.
일 년에 한 번 꼭 기다려지는 날입니다.
이날은 오롯이 받기만 해도 되는 날이니 너무 좋습니다.
사실 그동안 내어준 것이 많으니 이젠 거두어들여야 합니다.
그런데 정작 받고 싶은 선물을 아직까지 고르지 못했습니다.
당장 오늘이 생일인데 말이죠.
윗글은 오늘 생일을 맞은 둘째 딸의 속내입니다.
아내는 며칠 전부터 생일상을 위해 갖가지 재료를 주문하고 또 장보고 바빴습니다.
주말에는 늦잠을 푹 자는 걸 좋아하지만 오늘은 일찍 일어나 주방에서 부산스레 움직입니다.
둘째 딸이 좋아하는 갈비찜이며 오랜만에 집에 온 첫째 딸이 좋아하는 요리까지 만들려면 손이 많이 바쁠 겁니다. 저는 옆에서 보조를 하며 뭐 좀 얻어먹을 거 없나 눈치를 살펴야죠.
생일날은 즐겁고 선물은 오래 기억에 남아야 합니다.
그러려면 평소와 달리 특별한 뭔가를 찾아야 합니다.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보는 사람 모두 즐겁고 행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오래 기억에 남고 먼 훗날에도 추억이 되어 잔잔한 미소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며칠 전부터 둘째 딸에게 생일 선물로 무얼 받고 싶은지 물어보았는데 생각 중이라고 합니다.
엊그제도 물어보았는데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그때 제 머릿속엔 번쩍하며 서프라이즈선물이 생각났습니다.
'아하 요녀석이 받고 싶은 게 생각 중이고, 고민 중이구나.'
그래서 은밀히 준비했습니다.
이걸 받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많이 궁금합니다.
식탁 가까이 벽면 한 귀퉁이에 핸드폰을 걸어두고 영상을 남길 생각입니다.
영상은 페이스북에 저장해 두고 오랜 세월이 지나 잊힐만할 때 꺼내보면 재미있을 거 같습니다.
이렇게 오늘 하루도 웃고 떠들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