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당구시곡 06화

두께

by 벼꽃농부

두 발을 벌려, 땅에 엎드려
침묵 위에 마음을 얹는다.
큐대 위로 흐르는 숨결 하나,
얼굴의 중심은 공의 선에 닿는다.

하얀 공은 말이 없고,
빨간 공은 기다릴 뿐.
두 공 사이의 찰나의 거리
그 얇은 숨결, 그 미세한 두께.

너무 얇으면 지나쳐버리고,

너무 두꺼우면 벽을 만든다.
정확히, 아주 정확히
그 순간의 감각이 기술이고 예술이 된다.


손끝이 전하는 예술,
시선으로 다듬은 각도.
두께는 숫자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일치다.

이전 05화밀어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