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당구시곡 04화

끌어치기

미는 듯 당기는 듯

by 벼꽃농부


사랑은 늘 직진이 아니다
때로는 미친 듯이 다가갔다가
미세한 틈을 남긴 채
다시금 되돌아선다


네가 가까이 올 때
나는 살짝 물러나고
내가 다가설 때
너는 또 다른 선을 긋는다


세게 보낼수록
더 깊이 돌아오는 공처럼
사랑도 멀어지는 듯하다가
어느새 다시 원점으로 닿는다


너무 밀면 튕겨 나가고
너무 끌면 엉켜버리니
적당한 거리에서
적당히 밀고 끌어야지


당구대 위에선 공이,
우리 사이에선 가슴이,
기묘한 각도로 움직이며
서로를 향해 밀고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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