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을 떠난다 기울어진 각도를 품고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벽을 스치며 방향을 틀고 되돌아오는 길을 그린다 애초에 떠난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그러나 길 위엔 보이지 않는 그림자 불청객이 숨어 있다 나의 궤적을 가로막고 서늘한 마찰을 남긴다
키스— 순간의 충돌이 모든 것을 바꾼다 돌아가려던 길은 사라지고 나는 낯선 자리로 굴러간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새로운 각도를 찾아 또 다른 앞돌리기를 준비하며
어느덧 오십대 중반이 된 지금, 지나온 시간의 순간들을 기록하지 못한 탓에 이제나마 흐릿한 기억에 의존하며 과거를 회상하려 애쓰는 중이고 먼 훗날에 오늘을 볼 수 있도록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