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고 여행(?) 다녀온 후기.
투고를 마치고 부랴부랴 학교 시험도 무사히 마쳤다. 그때 문득 챙겨 보던 웹툰이 생각나서 보고는 한참을 웃었다. 왜냐하면 저렇게 첫 문장을 시작하기가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이 무슨 대단한 일인데 '컴백'이라고 요란을 떠느냐고 누군가 내게 말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 사실 나 스스로도 엄청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등단을 하거나 출판을 한 공인도 아니며 수많은 작가 중에 한 사람일 뿐이니까. 그러면서도 동시에 중요한 일이라고는 생각한다. 아직 읽어주시고 기다리던 분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분들께 잘 다녀왔다고 인사를 뒤늦게 드린다. 컴백 인사는 여기까지 드리고 이어서는 이번에 느낀 점에 대해서 간단히 써보려고 한다. (이 글 바로 전에 있는 글 '현실 같은 악몽과 악몽 같은 현실 사이'는 밑에 봉투에 담겨서 어딘가로 보내졌다. 잘 도착했다고 문자가 왔다.)
끊임없이 제기되는 '문학의 위기' 속에서도 매년 신춘문예나 문예지의 투고량은 점점 늘고 있다. 역설적인 상황인가. 반쯤은 그렇고 반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학은 위기를 맞고 있다. 굳이 가타라니 고진의 『근대 문학의 종언』이라는 책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주변의 모든 문인들이 말하고 있다. 각종 문예지들이 재정난을 버티지 못해 폐간을 맞거나 흔히 말하는 '등단 장사'를 하고 있다.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처음 발표하는 지면이 이후의 활동에도 영향을 끼치는데 발표할 지면이 점점 줄어드는 점과 기존의 문인들이 글을 쓸 수 있는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문예지들이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시도들을 하는 문예지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이들은 텀블벅에서 후원을 받아 출판을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시집도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문학과 지성사' '창작과 비평' '민음사'와 같은 출판사 외에서도 출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투고를 하면서 왜 평론을 쓰고 싶었을까.라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자주 물었다. 사실 글을 처음 쓰게 된 이유는 이렇게 좋은 책이 있어요!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서였다. 도서관에 묻혀 있기에는 아까운 책들, 이렇게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새로운 시각을 제기해보고 싶은 책들을 소개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 단순 '감상'에 그치고 싶지 않아서 평론을 공부하며 쓰게 되었다. (아직 평론이라고 하기에는 깊이가 많이 얕지만) 그래서 좋은 독자가 되기로 결심을 했다. 늘어나는 독립 출판에 비해서 그 분야를 읽어주는 사람은, 평론을 깊이 있게 써 줄 사람은, 젊은 작가에 비해 젊은 평론은 아직 부족하다고 느꼈기에 열심히 쓰고 읽으며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을 책들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뭐.. 이렇게 대단한 소회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신춘문예가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후배들이나 후손(?)들에게 나 그래도 그 때 전설속의 신춘문예라는 걸 한 번 내봤어! 라는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먼 훗날 글을 쓰지 않게 될 나를 만나서도! 내일 크리스마스인데 다들 메리 크리스마스! 즐거운 성탄절 되시길! (매번 성탄절 마다 느끼지만 우리나라는 개천절, 석가탄신일, 크리스마스 모두 공휴일로 쉬는 '매우' 신기한 나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