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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민욱 May 16. 2021

[라이프:랩 이야기] 일단, 나부터 지속가능해야겠다

나를 돌봐야 남을 돌볼 수 있다.

    지난해 9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았던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우울증 진료 인원은 59만  5724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56만 3239명) 대비 5.8% 증가했다고 합니다. 그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연령은 20대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2020년 상반기 진료 인원은 9만 3455명으로 2019년 상반기 7만 2829명보다 2만 626명(28.3%)이나 증가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라이프:랩 친구들과 함께 읽었던 책이 '마음 챙김'이었던 이유도 앞선 사회상과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종종 가장 소중한 것을 가장 먼저 버리곤 합니다.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이유들로요. 그래서 라이프:랩에서는 시험기간 동안 자신의 소확행을 공유하고 이후에 책을 읽으며, 나만의 마음 챙김 방법을 공유해봤습니다. 무거운 주제이긴 하지만 다양한 어려움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겨내는 20대들처럼요!
  



뭐든 실천할수록 강화됩니다
(p.69)

'강화'는 긍정적인 실천뿐만 아니라 '조급함',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스마트폰을 처음 갖게 되었을 때를 떠올려 봅시다. 그때 당시에는 일어났을 때, 스마트폰을 집더라도 시계를 확인하고 카톡 정도를 확인하는 정도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일어나서 카톡은 물론이고, 인스타그램, 유튜브 알고리즘에 갇혀 하루의 소중한 시작을 놓쳐버리곤 합니다. 그리고 해야 할 일에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음을 깨닫고는 이내 후회를 하곤 하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행동의 연결 고리를 끊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바로 '멈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프:랩의 친구들과 우리의 '멈춤' 방법을 공유하고 의도적으로 명상의 목적과 의도를 가지고 실천해봤습니다.




보라

 

    여기에 이어서 제가 멈추는 법은 버스 타기예요. 오프라인 수업 시절, 심각한 일이 터졌을 때나 일이 너무 안 풀릴 때. 일상 속에서 '멈춤'을 실천하는 건 드물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오프라인 수업 때도 전 1시간 반이면 갈 거리를, 혹은 자취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다 제쳐두고 집에서 2시간 일찍 나와 버스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걸어서 학교에 갔어요. 그때 바깥 풍경을 보고,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뭐 어떻게든 다 흘러가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요. 통학 말고도 과외나 다른 일정이 있는 날은 왕복 2-4시간이 추가되는 셈이니, 하루의 상당 시간을 멈추는 데 썼다는 생각도 드네요. 한편, 올해 집에만 있으면 그 일부러 멈추기 시간이 없어졌어요.  이동시간도 없어졌겠다, 하루에 회의를 3시간 이상, 3-4개를 몰아치던 날도 있었어요. 일정도 여러 개가 잡히는데, 집이라는 나 홀로 공간에서 진짜 전 세계 사람을 만난 날도 있고요. 얼른 코로나 19가 사라져서, 다시 가고 서는 버스 타기를 하고 싶어요. 


    남들이 들으면 웃을지 모르지만, 저는 명상을 통해 우주를 상상하고 나를 돌아보는 과정보다는 제 일상 속 안개를 걷어내곤 했어요. 머리가 복잡해서 지끈거릴 때도 러닝을 신나게 뛰거나 자전거를 힘들게 타고 찬물로 씻고 가만히 앉거나 누워서 이전에 체험했던 것처럼 아로마 몸에 묻히고 누워있으면서 가만히 유튜브로 싱잉볼 소리를 켜요. 그렇게 있다 보면 잡다한 생각이 날아가더라고요! 내일부터 이어지는 교생과 시험공부, 과외, 한 학기 늘어난 졸업을 준비하며 다시 러닝과 자전거, 그리고 명상의 삶으로 돌아가려고 해요




산호


    5초 숫자 세기: 저는 사실 멈춘다기보다 일단 다 하고 나중에 고통받으면서(잠 줄여가면서) 하는 성격이에요. 어김없이, 이번 주 내내 멈춘 적이 손에 꼽는데요. 그래도 말을 해보자면 정말 해야 할 때 물리적으로 하던 일 멈추고 한 5초 동안 속으로 숫자를 세었습니다. 5초 안에 정신 못 차리면 큰일 나는 사람처럼요. 일 끝나고 돌아와서 씻고 항상 침대로 바로 들어갈 때 자주 쓰는 방법이에요. 한 번 침대에 들어가면 영영 헤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저한테 유예기간을 주는 거죠. 근데 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초 동안 숫자 세어야지 급박함도 느껴지고 빠르게 머리가 돌아가더라고요. 너무 짧은 시간이라 현상황을 포괄적으로 직시한다기보다 퍼뜩 정신을 차리는 충격요법입니다. 이와 더불어, 물 마시기도 종종 발표를 할 때 사용합니다. 멈춰서 목 한번 축이고 나니까 여유를 좀 찾을 수 있었고,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짧게 정리해볼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마음 챙김 읽기 전부터 해오던 건데 마침 일종의 멈추는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싶어 소개합니다. 


    저도 항상 조급함을 가졌던 것 같아요. 여유가 없고 조급하다보니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고 항상 이것저것 손을 댄답니다. 이런 습관 때문에 1시간 일찍 끝낼 일도 2~3시간, 더하면 하루 종일 붙잡고 늘어지는 경우가 허다해요. 목표는 다양하게 세우는데 목표를 달성하긴 하더라도 항상 조급함 때문에 몸도 마음도 피폐해져서 끝내 왔어요. 그래서 이번에 마음챙김 책을 읽으면서 자식과 행복한 하루를 보내려고 했던 의도를 잊고 일이 마음대로 안되자 화가 날뻔했던 그 사례가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저도 항상 의도는 잊어버리고 제가 설정한 목표대로 실행되지 않으면 화가 났어요 그래서 명상을 하면서 현재에 집중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조바심을 내지 않고 내가 지금하는 일의 동기를 지속적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했답니다! 





이나


흔히 나라에서 허락한 유일한 마약으로 강아지 고양이 냄새라고 하잖아요. 저희 집 고양이는 솜인형 냄새가 나요. 말랑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고양이 냄새를 맡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렇게 편안해진 마음으로 책상에 다시 앉으면 이제 내가 뭘 해야 하고 뭐부터 해야 할지 보이더라고요. 그리고 집중력도 다시 돌아옵니다. 이건 제가 1층 집으로 이사 오면서 생긴 잠시 쉬어가는 방법이에요! 바로 앞에 공동 화단이 있어서 푸릇푸릇한 나무와 풀들을 아주 가까이서 볼 수 있어요. 창 밖에 나무들을 보면서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거나 아니면 좋아하는 노래에 집중하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지고 다시 집중할 힘이 생기더라고요, 힐링도 되고, 그래서 자주 애용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명상을 하면서 세운 목표는 '불안감을 줄이고 집중력과 침착함을 향상하자'입니다! 사실 욕심쟁이라 생각해 둔 의도는 많은데 지금 제일 필요할 것 같은 목표를 잡아봤어요. 졸업을 앞둔 대학생이라 어쩔 수 없이 불안해지고 조급해지곤 해요. 뭘 할 때도, 멍하니 있을 때도 ' 난 뭘 해야 하지?, 뭐가 하고 싶은 거지?'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면서 이 생각이 들면 불안하고 조급해져요. 그리고 마지막 학년이다 보니까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저를 불안하고 조급하게 만들어요. 그래서 결국 항상 불안해하고 조급해하고, 집중력과 침착함은 바닥이 되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과제나 공부를 할 때 시간이 배로 들고 능률이 떨어지더라고요. 과제나 공부할 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예민해져 있어서 괜히 화를 내고 날이 서있고요. 그래서 수행에서의 능률도 찾고, 일상에서의 관계 회복과 지혜를 찾기 위해 목표를 잡아보았습니다. 일단 명상하면서 잡다한 생각을 버리고 완벽보다는 노력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름


저한테는 멈춤이 많은데  샤워하기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족욕도 있는데. 누군가와 싸웠을 때도 중간에 씻고 오면 진정이 되곤 해요. 샤워하면서는 아무것도 안 하고 혼자 있으니까요.  따듯하거나 차가운 물로 나한테 필요한 온도도 효과를 줄 수 있고. 그냥 온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돼서 멈춤 행동으로 샤워하기를 자주 애용합니다. 이와 더불어 저는 비 오는 날 산책하기를 좋아합니다. 핸드폰 없이요! 비 오는 날에는 사람이 없어요. 밖이지만, 외부 자극이 많이 없어서 좋아요. 핸드폰을 안 가져가는 이유는 산책할 때 핸드폰이 있으면 노래 들어서 좋은데, 노래도 가사도 나오고 핸드폰에 연락 올 수도 있고 하면 맥이 끊긴단 말이에요. 비 오는 날은 빗소리가 있으니까 음악 소리를 대체할 수도 있어서 비 오는 날 산책하기를 굉장히 좋아하고 여러분들께 추천하는 멈춤 행동입니다.




보람


보람은 명상을 할 때 이 영상을 활용했답니다.  익숙한 풍경과 소리가 마음을 진정시켜주더라고요. 그런데 바닷소리가 들려서 오히려 저는 바다를 상상하기가 어려웠고 보통 숲을 상상했어요. 이를 통해서 보람이 멈췄던 것은 바로 잘하려는 마음입니다. 특히나 학기를 병행하면서 시험을 준비하다 보니, 자꾸만 전업으로 하시는 분들과 비교를 하게 되고 '휴학 안 하면 힘들다'와 같은 후기를 읽으면서 마음이 엄청 조급 해지더군요. 그런데 바닷소리를 들으며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으면서 수행을 해보니, 책에 나오는 것처럼 "조급함을 수련하고 있었구나"를 깨우칠 수 있었어요. 그래서 하루하루 사적이이야기에 나온 어플을 통해서 우선 하루를 제가 마음이 가는 방향으로 온전히 쓸 수 있도록 우선 노력 중입니다. 그래서 결과에 대한 집착을 조금씩 버리게 되었어요. 붙는다면, 붙는 대로 좋은 것이고 떨어지면 이 정도 짧은 기간에 적성에 맞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게 해 준 것에 오히려 더 감사해야겠죠. 그리고 왠지 계속해서 긍정적으로 변하는 게 느껴지는데 요즘 많이 느끼는 '인생은 놀러 온 거다!'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합니다.  






라이프:랩이 정리해본 지속가능한 마음챙김 방법


그렇게 한 주 동안 명상에 대한 체험과 멈춤을 나눴습니다. 이렇게 일회성으로 끝내면 안 되니, 다시 한 주 동안 책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마음챙김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해봤습니다.작년, MBTI와 함께 다양한 성격유형 검사가 유행했죠. 모든 마음이 다 개별적이듯 마음챙김의 방법도 모두 개별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함께 지속가능한 마음챙김 방법을 공유해보고 아래의 리스트로 만들어봤습니다. 독자 분들도 읽어보시며 끌리는 것이 있다면 실천해보세요!



저는 건강한 작가, 글로 마음을 챙기는 사람이죠


그 날 느낀 감정을 노트에 정리하거나 일기를 쓰는 분들이 계시죠. 다이어리, 노션, 핸드폰 메모장을 하루 24시간 기록하거나 하루의 마무리에 꼭 펴는 당신은 글로 마음을 보듬는 사람이네요. 글로 내가 속상한 이야기를 털어놓다가도 자기애가 샘솟는 당신에게 왈이의 마음단련장 멍상 노트를 추천해요. 나에게 투자한 1만원은 커피 두 잔보다 더 큰 안정을 줄 거예요. 숨, 몸, 마음의 상태, 오늘은 당신의 알아차림, 끝으로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적다보면 어느새 마음이 잔잔해져요. 아, 그 글을 적을 때 배경음악은 고래의 dive into you 들어보세요. 당신 안으로 깊게 유영하며 당신의 심연을 바라보면서요!




저는 건강한 다이어터, 음식으로 마음을 챙기는 사람이죠


과자, 초콜릿, 커피 등 하루에 꼭 챙겨 먹는 사람이신가요? 손에 든 그 아이를 내려놓고, 잠시만 여기를 봐주세요. 마인드풀 식사가 딱 당신에게 맞는 마인드풀니스일 테니까요. 천천히 자신이 먹는 것에 집중해보면, 자신이 '이미 아는 그 맛'이 아닌 다른 맛이 느껴질지도 몰라요. 심심하던 채소에서 자연스러운 단맛이, 좋아하던 초콜릿에서 쌉싸름한 끝맛이요. 이왕이면 이번 달에 제철인 음식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 5월은 딸기, 두릅, 취나물, 장어, 매실, 키조개, 멍게, 다슬기, 참다랑어, 소라가 제철이래요. 유난히 해산물이 많죠? 그래서 제가 들고 왔습니다. 바로 오늘회! 신선한 해산물이 우리집으로 당일 배송되는 마술이 일어나요. 혹시 배달이 아닌, 내 손으로 만들어 먹기까지 도전해보고 싶다면, 영화 리틀포레스트에서 나온 음식 해보시길 권합니다. 감독님이 채식을 하셔서 고기가 없는 메뉴라고 해요. 오늘 나와 환경까지 챙긴 식사 어때요?



저는 건강한 여행자, 다양한 여정으로 마음을 챙기는 사람이죠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이겨낼 수 있는 과감한 제안을 해봅니다. 바로 하루에 하나 건강한 습관 실천하기입니다. 매일 내가 하고 싶은 습관이 있다면, 그저 그걸 하는 거예요. '아 나 오늘도 이걸 못했네 어제까지 딱 잘해오고 있었는데, 망했다'라고 생각하면서 나한테 스트레스 주지 마세요. 매일, 새로운 마인드풀니스를 장착하고 우리의 마음에게도 선택할 자유를 주자고요. 우리 인생은 항상 마음과 함께 해야 할  여정이니까요. 나 자신에게 '사랑해'라고 말하는 건 왠지 모르게 오글거린다 하더라도 '오늘은 또 어떤 모험이 날 기다릴까?' 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해보아요. 어느 날은 피카츄와 악당을 잡으러 가고, 어느 날은 마녀의 저주로 할머니가 된 소피로 하울의 계약을 깨 보아요! 퀘스트 하나씩 넘어가다 보면, 어느새 험난한 출근과 업무를 지나 퇴근이라는 미션 성공! 



어렸을 적 유난히 저는 원피스라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습니다. 태어난 곳이 제주도여서, 바다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도 친숙하면서도 끌렸고 보물을 찾는다는 것도 어린 시절 제 마음에 쏙 들었죠. 망망대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횡량한 느낌이 들지만 그곳을 다양한 캐릭터들이 보물을 찾기 위해서 여정을 떠나는 바다라고 생각하면 치열하지만 또 그만의 낭만이 생기기도 합니다. 마치 고3 시절이 가장 치열하고 힘들었지만 또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만나면 보통 그때를 추억하는 것처럼요. 물론 원피스는 최후에 주인공만 찾게 될 수도 있지만 그 여정 속에서 모든 캐릭터들이 자신만의 가치관을 만들어가고 이를 통해 원피스를 찾지 못하더라도 만들어가지 않았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더 자주 돌아보고 앞으로의 여정을 함께 할 마음을 더 잘 챙겨봐야겠습니다. 원피스의 OST인 코요태의 '우리의 꿈'에 나오는 가사처럼 험난한 파도가 치고 경쟁이 있는 바다이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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