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기억을 찾아 나선 시간 여행

by 다온JIN



2019년, 예기치 않게 찾아온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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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멈추었고, 사람들은 거리 두기라는 이름 아래 서로에게서 멀어졌다.
외출은 조심스러워졌고, 여행은 미룰 수밖에 없는 선택이 되었으며, 익숙했던 사람들과의 만남마저도 제한되었다.
그 시절, 나는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고립과 적막을 오롯이 견뎌야 했다.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마음속 깊은 곳에서 외로움이 스며들었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절되며 생긴 텅 빈자리는 쉽게 메워지지 않았다.
문득 고개를 돌렸을 때, 오랫동안 손길이 닿지 않던 집 안의 물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내가 잊고 지냈던 시절을 조용히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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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마음을 흔든 것은 음악이었다.


한때 나의 하루를 채우고, 청춘의 어느 장면을 만들어주던 워크맨, CD, 카세트테이프….
그 속에는 내가 지나왔던 시간, 감정, 그리고 오래된 꿈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언젠가 잃어버린 줄 알았던 것들이 다시금 나를 향해 손짓하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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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마음을 따라 나는 그들을 찾아 나섰다.


첫걸음은 인터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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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와 커뮤니티 속 다양한 기록들은 나에게 잊고 있던 기억의 조각들을 하나하나 건네주었고,
어디에 가야 할지, 무엇을 찾아야 할지 길을 안내해 주었다.
온라인에서 얻은 단서를 따라 실제 공간을 방문하며, 새로운 지식과 오래된 감성을 동시에 배우는 시간이 이어졌다.
그 과정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잊힌 나를 회복하는 여정이 되어 갔다.


어린 시절 형편 때문에 쉽게 가져보지 못했던 물건들,
그 시절 이루지 못했던 소소한 소유욕은 오히려 지금의 나를 레트로의 세계로 깊이 빠져들게 했다.
5년 동안 쌓아온 기록은 어느새 2천 개가 넘었고,
그 글들을 다시 마주하는 순간 오래전 품었던 ‘책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이 조용히, 그러나 강렬하게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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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만큼은 잊고 싶지 않은 시간의 조각들,
내 삶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기억들이 담긴 소중한 기록이다.
그 시절의 나를 지탱해 주었던 음악, 설렘, 순간들을 이제는 한 권의 글로 책으로 남기고 싶었다.

2020년 7월부터 ‘카듣사’에서 기록해 온 글들을 일기처럼 옮겨 담으며,
나는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마주하는 특별한 시간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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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들을 수 없는 종이 위의 기록이지만,
그 글들을 읽는 동안 나는 다시금 그때의 감성과 희미해졌던 설렘을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었다.
독자인 당신 또한 이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당신만의 추억과 기억들을 함께 소환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나는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작은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잊고 있던 감정의 환기이자,

누군가에게는 나와 같은 ‘기억의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글이 지나온 시간 속에서 나를 다시 만나는 과정을 기록한
가장 솔직하고 따뜻한 이야기로 남기를 소망한다.



Aha 강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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