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면접은 늘 이상하다.
준비를 하든, 하지 않든 — 결과는 내가 예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던 분야의 면접에서 전혀 다른 질문이 쏟아질 때가 있다.
내가 쌓아왔다고 믿었던 시간과 경험이 순간적으로 낯설어지고, 오히려 내가 그 직무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 순간, 면접장의 공기는 갑자기 차가워진다.
여러 직무를 동시에 채용하는 자리에서는 전문성을 본다며 통일된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이 꼭 내가 지원한 직무의 본질을 정확히 짚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아동보호전담공무원과 아동보호전문요원은 분명 역할과 책임이 다른데, 면접에서는 둘을 거의 같은 영역으로 묶어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 면접도 그랬다.
예상은 했지만 준비하지 않았다. 준비를 하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 또한 나의 불찰이긴 하지만 ..
질문을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고, 답을 꺼내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다.
이해조차 완전히 되지 않는 질문 앞에서 나는 점점 작아졌다.
사실 나는 아동 분야를 전혀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다.
통합사례관리 속 아동 가구 지원, e-행복아동 업무, 아동 사례 공모, 바우처와 보육 관련 행정까지 — 돌이켜보면 적지 않은 일을 해왔다. 그리고 꽤 잘해 왔고 상도 받았었다. ...
그런데도 면접장에 앉아 있던 나는 그런 경험들을 연결하지 못한 채 스스로를 축소시켰다.
내가 가진 것을 말하기보다, 부족한 부분부터 먼저 떠올렸다.
면접장의 온도는 그렇게 만들어진다.
질문 때문만이 아니라, 그 질문 앞에 선 나의 태도가 그저 나를 바닥으로 밀어 붙힌다.
나는 그런 성향이다.
잘한 것보다 부족한 것이 먼저 보인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충분히 말하지 못하고, 이미 가진 경험조차 확신 없이 꺼낸다.
스스로를 작게 만들수록 면접장의 공기는 더 차가워진다.
아이러니하게도, 단 하나만 알아도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 더 크게 보이는 자리가 면접일 것이다.
나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쉽게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런 내 모습이 조금 안쓰럽다.
무엇을 준비했는지보다, 내가 나를 얼마나 믿는지가 더 크게 드러나는 자리일 것이다.
그것이 자신감이라고 들 말하는 부분이다. ..
면접장의 온도는 결국 질문이 아니라
내가 나를 얼마나 인정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나는 나를 왜 믿지 못하니?
이직이 희망이 없을꺼라고 계속 불안해하고 힘들었는데
오늘은 이상하리 만큼 초연했다.
채용이 있을것이라는 소식을 듣기도 했거니와
그렇다고 해서 그 채용이 날 뽑아줄지도 안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거 하나만으로 안심이 되었다.
무엇인가 그래도 준비를 다시 할 수 있을 것 같고
가능해 보여서 일수도 ...
그래도 ... 나는 만약을 늘 준비해야한다.
내 자신도 내마음도 그리고 ....
▷오늘의 감정 세가지
무념무상, 힘들다. 어찌하나 ..
✨반짝감정
정말 훌룡하게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배낭연수계획을 작성하였다. 막막했던 자료들을 보며 나름 그래도 그럴싸하게 보이게 만들었다.
내가 생각해도 뿌듯하고 어떻게 그런 내용들이 작성되는지 참으로 기특하긴했다.
많은 여러도움을 받았기에 가능한 일이라는걸 안다. 나 혼자 했다면 절대로 그렇게 나오지 못한다는것
나는 누군가의 도움을 통해 자라나는 사람이고 그렇게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을때 행복해 진다.
▷ 지금 가장 크게 자리 잡은 감정
그래도 잘했다.
▷왜 이런 기분이 들까?
어찌되었든 그래도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면접을 두 곳 다녀왔다. 한 곳은 분위기가 차갑고 힘들게 느껴져 스스로가 작아진 기분이었고, 다른 한 곳은 비교적 편안하게 말을 하고 나올 수 있었다.
같은 나인데 면접장의 분위기와 상황에 따라 내가 느끼는 감정이 크게 달라진다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낯설었다.
오전 면접에서는 위축되고 비참한 기분이 들었지만, 오후 면접에서는 최소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했다는 점에서 안도감을 느낀다. 그 차이가 오늘의 감정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 나에게 건네고 싶은 말
요즘 나는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으로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으며 서류를 내고 면접을 보러 다니고 있는 것 같다.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말을 잘 못해서 연습 삼아 간다고 했지만, 다녀오면 늘 비참해진다.
말은 전혀 늘지 않았고
나는 늘 똑같은 대답을 하고 있었다.
사실은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에 어디든 무작정 돌진한것이다.
어디든 일할 수 있는 공간이면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왔다.
나를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환경이라면 어디서든 힘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 자체는 틀리지 않지만, 이제는 내가 그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오래 머물 수 있는 자리인지도 크게 고민하지 못하고 그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계속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가고 있는
내가 나에게 너무 가혹한 형벌(?)을 내리고 있는건 아닌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나를 왜 그렇게 비참하게 만들며
사람들에게 뽑아달라고 애쓰고 있는가?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있다.
조금은 시선을 돌려 다른 가능성도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나는 정말 무엇을 원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