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을 줄게요

내게 있는 것이 이것뿐이지만

by 꿈꾸는 momo

서러웁게 무섭던 그 날, 생명이 빠져나간 내 몸은 수술대 위에서 요란히도 떨렸고 나는 내 손을 의지할 데가 필요했다. 나를 마취하던 의사도, 내 배를 가른 의사도 아니고 눈을 감고 울어대던 핏덩이도 아니었다. 응급으로 수술실에 들어갔다는 소식만 듣고 회복실로 허겁지겁 달려온 남편의 떨리는 눈동자를 마주하고 나서야 긴장이 풀리며 그렇게도 눈물이 났다. 그리고 다음, 출산소식을 전해 들은 엄마의 전화를 받고는 여보세요 라는 말밖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그렇게 울음을 삼키며 말없이 전화통을 붙들고 있었다. 흐물거리던 바다 미역, 그때 그것을 많이 먹어서인지 몰라도 힘든 시간을 지날 때면 언제나 마음이 흐물거린다.


가을 들판에 핀 들꽃들을 엮어 꽃다발을 건네는 아이. 아이들은 엄마의 지금 상황이나 마음의 상태를 헤아릴 턱이 없다. 그저 엄마에게 주고 싶은 마음에, 웃어줄 엄마를 기대하며 그리한다. 나에게 아무것도 아닐 수 있는 아이의 선물. 때로는 나뭇잎 하나, 길 가다 줍는 도토리, 그리고 빨간 나무 열매를 엄마에게 건네는 아이들의 마음은 있는 그대로의 사랑 아닐까... 어찌 그 선물을 외면할 수 있을까. 나중에 아이 몰래 슬쩍 땅에 떨어뜨리고 돌아오더라도 말이다.

당신이 나의 고통을 얼마나 이해하냐고 물어본다면 할 말이 없다. 당신이 나의 고통을 헤아려나 보았냐고 물어보면 할 말이 없다. 나는 그 상황을 도대체 짐작도 못 하겠다. 내가 제대로 감각할 수 있는 건 오직 내 고통뿐이다. 그래서 때론 어쭙잖은 위로나 조언을 내밀기도 한다. 하지만 당신에게 정말은, 기쁨이 되고 싶어 건네는, 내 있는 그대로의 마음일 뿐인 걸. 당신이 외면해도 별도리 없겠지만 그래도 내게 최선인 어떤 말과 행동으로 당신에게 건넨다. 당신의 고통에 말을 걸고 싶다.


내 꽃다발을 내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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