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의 의미
아이들을 데리러 가기 10분 전.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틀어놓고 밥을 안치고 간식을 꺼낸다. 양말을 신고 외투를 입으며 아이들과 읽을 책과 놀잇거리를 생각해둔다. 물을 한 잔 마시고 필요한 물품을 검색해서 장바구니에 넣어둔다.
10분만 잘게요.
남편이 퇴근 후 이 말을 하고 들어가면 내 안에 남아있는 에너지를 잘 분배해 써야 한다는 뜻이다. 10분만 자고 일어날 일이 없다는 걸 알지만 말하는 남편도, 듣는 나도 굳이 그 10분의 의미를 알아서 받아들인다. 무엇을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의 시간이라는 걸 알아서일까. 촉박한 듯한 5분 보다는 10분이 더 매력적이다.
생각보다 10분은 길다. 그래서 보통의 쉬는 시간도 10분인지 모르겠다. 딱 10분만 걷자 하고 걸어보면 제법 긴 거리를 와 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아침에 10분 일찍 준비하면 얼마나 여유로운가. 하지만 그 반대라면 맨발에 보이는 데로 신발을 구겨신고 허둥지둥 아이들의 손을 잡아끌어야 등원 시간을 맞출 수 있다. 그런 날은 집으로 돌아와 가만히 10분 동안 앉아 있어야 다음 일로 넘어갈 수 있다. 그러고 딱 10분만 쉬고 나면 꽤 괜찮아진다.
누군가를 기다리게 하는 것보다는 기다리는 편을 즐기는 나는 약속시간에 10분 정도 일찍 도착하게끔 출발한다. 혹여 차가 밀리더라도 여유가 있고 일찍 도착하더라도 괜찮다. 만나는 사람을 생각하며 기다리는 10분은, 누군가를 기다리며 넘기는 몇 장의 책장은 마음을 여유롭게 한다.
잠시 생각의 타래를 꺼내어 쓰는 10분의 글 또한 제법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