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그리고 이웃

고통과 아픔에 집중할 때

by 꿈꾸는 momo

금요일, 갑자기 늘어난 지역 감염자 수에 놀라기도 전에 아이들의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는 휴원을 알려왔다. 학교에 출근한 상태였고 마무리도 못 지은 채 나왔기에 앞으로 아이들을 맡길 곳이 필요했다. 얼마 멀지 않은 거리에 친정이 있으니 다행이지만 아이들 맡길 곳이 없다면 얼마나 난처할까.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해보니 생각보다 심각해 보인다. 지역 맘 카페에서는 불안과 걱정, 분노의 글로 가득했다. '신천지'라는 집단에 대한 욕설과 비난, 조롱을 넘어 혐오의 글들이 줄을 잇고 있었다.


동네 마트 배달은 이미 3일 후까지 예약이 마감되었고 마트에는 물건이 없다. 마스크는 물론이고 채소, 우유도 없다. 며칠 전만 해도 마스크 쓴 사람이 더 드문 동네였는데... 전쟁이 난 것 같은 사람들의 불안을 실감하며 나 역시 파괴된 일상을 준비한다. 몇 끼 먹기 쉬운 짜장을 만들고 택배가 가능한 것은 일단 주문을 해둔다. 아이 셋을 데리고 어딜 가는 것도 불안한 이 시점에서 집에만 콕 박혀 있어야 하는 마음이 불편하기는 하다. 그 불편한 마음은 누군가를 향한 원망의 마음으로 이어지려 한다. 정말.


하지만 너무 많은 불만과 원망과 비난과 혐오, 그리고 말, 말, 말... 여과 없이 쏟아지는 그 말들이 우리를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본다. 어쩌면 확진자인 그들은 우리가 예상도 못할 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들의 대처가 미숙했던 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고통에 집중할 때인 것 같다. 이 어려운 시간을 잘 이겨나가길, 침묵하며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인 것 같다. 낯선 일상에 갇힌 우리의 마음이 얼어버리지 않기를...


한 율법학자가 예수께 물었다. "그렇다면 누가 나의 이웃입니까!?"

예수께서는 강도 만난 사람의 이야기를 하시며 이렇게 다시 질문하신다. "누가 강도 만난 사람의 이웃인가?!"


언제나 "내"가 중심이 되어 내 주변으로 한계 지어버리는 우리에게 일침을 놓는 말씀이다. 내가 알든 모르든, 어떤 인종이든, 어떤 성향이든, 어떤 종교든,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바로 "나의 이웃"일 거다. 도움이 필요한 자의 이웃이 되어주라는 뜻일 게다.


"엄마. 코로나 바이러스가 와서 유치원에 못가는 거에요? 엄마랑 같이 있을 수 있어요?"


아이들은 불안이 뭔지도 모르고 그냥 신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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