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여름이 왔다

by 꿈꾸는 momo

시골에서 자랐지만 초록으로 자라는 게 마늘인지, 양파인지, 아무것도 몰랐다. 주인도 모르는 밭을 지나가다 손에 잡히는 것을 댕강댕강 뜯기도 하고, 어느새 내 키만큼 올라온 옥수숫대를 흔들어보기도 했다.


그때는 농번기가 되면 학교에 가지 않는 기간이 있었다. 농사일을 도우라는 의미였지만 짧은 방학이나 다름없었다. 발이 푹푹 빠지는 진흙탕에 못줄을 놓고 일일이 모를 심던 시절이었다. 온 동네의 일이었다. 그 품앗이에 나섰다가 허벅지까지 빠져 오가도 못하고 울었던 기억이 난다. 손에 쥔 모는 흙탕물에 빠져 회색빛으로 변해 축 쳐져 있었다. 걸리적거리니 저리 가서 놀아라. 어른들의 말처럼 우리는 별 도움이 못 되었다. 우리는 흙탕물이 튄 신발과 옷자락을 걷어붙이고 주변을 서성이며 놀았다. 허기가 진다 싶으면 어른들도 허리를 펴고 잠시 논두렁에 앉아 새참을 먹었다. 배는 고팠지만, 그때도 비위가 약했는지 누군가 건네준 젓가락에 묻은 흙탕물이 신경 쓰여 먹는 둥 마는 둥 했던 것 같다.

여전히 시골은 농번기이고 모종 심기에 바쁘다. 하지만 이제 모내기는 일도 아니다. 모판만 사두고 이양기가 왔다 갔다 하면 금방 끝난다. 어린 모가 심긴 논에는 올챙이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논고동도 보인다. 일주일 전에는 눈물방울만 하던 올챙이들이 이제 강낭콩만 해져 날래다. 아이들과 논둑에 쪼그리고 앉아 작은 돌멩이를 통통 던져가며 올챙이들의 달음질을 구경하는 일은 퍽이나 즐거운 일이다. 큰 아이는 물 위를 미끄러지며 다니는 소금쟁이를 잡고 싶어 안달이고 작은 아이들은 물고기는 어디 갔냐고 궁금해한다. 물이 있는 곳은 모두 바다다.


비를 기다리는 농부, 비를 기다리는 바람. 하늘이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구름끼리 싸우는 소리가 들린다. 비를 기다리는 바람이 숲을 흔든다. 더위가 시작되어 짧게 자른 아이들의 머리칼은 바람도 못 건드리는 듯하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전에 비설거지를 하듯 산딸기를 한 줌 입안에 털어 넣고 비를 피해 서두른다. 빗방울이 떨어지니 흙냄새가 섞인다. 그 때나 지금이나 그 냄새는 변함이 없다. 집에는 할머니가 삶아 둔 완두콩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