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전환기 건강검진

삶의 기준을 점검하는 시간

by 꿈꾸는 momo

생애전환기 건강검진을 받았다. 만 40세가 되면 받아야할 건강검진 항목도 많아지는구나. 음식물을 삼키면 식도에서 느껴지는 이물감과 속 쓰림 때문에 오래 힘들었다. 하는 김에 위, 대장 내시경까지 예약해 놓고 며칠 전부터 식단 조절을 했다.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고립감을 준다. 사람은 음식을 앞에 두고 먹으면서 친해지기 마련인데 음식을 제대로 못 먹으니 식사 약속에 응하기도, 청하기도 꺼려진다. 검진 결과에 대한 긴장감도 마찬가지. 의술이 발달하기 전에는 죽을 때까지 무슨 병인지 알지도 못하고 살았을 것인데, 병변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기회비용이 따른다. 알기 전부터 긴장하고, 알고 나면 치료를 받거나 관리하느라 애를 써야 한다. 어쩌면 인간이 발견한 새로운 기술들과 해법들은 인간을 더 피곤하게 하는 건 아닌지... 식도염과 위염 진단에 한시름을 놓지만 식단관리와 약물 복용이라는 숙제를 받았다.


교실수업에 유용해 아이패드를 샀다. 과연 신세계다. 하지만 새로운 기기에 익숙해지기 위해 정보를 찾아 듣고 습득하는 과정 또한 만만치 않다. 펜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 교실 TV와 미러링 하는 방법, 수업자료를 만들고 사용하는 방법까지 알면 알수록 더 배울 게 많다. 배움은 끝도 없고 시시각각 변한다. 셀 수조차 없는 정보들이 선택을 기다리지만 ‘기준’이 없는 한 혼란스럽기만 할 뿐.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천천히 시도해보기로 한다.


얼마 전 그림책 공부를 하며 알게 된 디자이너 Josef Albers라는 분의 이야기가 오래 마음에 남는다. 디자인을 한다는 것은, 계획하고, 조직화하고, 순서를 주며, 연관시키고, 조절하는 것이다. 인생도 매한가지인 것 같다. 온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있는 것을 잘 계획하고 조직하고, 연관시키며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가고 그 기준대로 조절해 갈 때 나만의 삶을 디자인해가는 것이 아닐까.


인생이 끝날 때까지는 아무것도 끝난 게 아닌가 보다. 이제 좀 되었나 싶으면 새로운 과업들이 생겨난다. 무조건 따라갈 일도, 가진 것만 고집할 일도 아니다. 전자는 방향없이 휘둘리다 끝나고, 후자는 아집과 편견 속에 갇힐 것이다. 아직 아무것도 제대로 이루어놓은 것이 없는 것 같은데, 세월이 쏜살같으니 남은 인생을 어찌하면 좀 더 잘 살고 갈 수 있을까. 이 고단한 삶들 속에서 내가 찾아야 할 것과 바라보아야 할 것과 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To design is to plan and to organize, to order, to relate and to control.
In short it embraces all means of opposing disorder and accident.
Therefore it signifies a human need and qualifies man’s thinking and doing.

Josef Alb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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