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도 아파지는 것
요새 몸은 좀 어때? 사람들은 가끔씩 내 안부를 묻는다. 공동의 일에 열심을 내지 못하고 슬그머니 빠져 있는 나를 아쉬워하는 마음일 수도, 정말 걱정이 되어서 일수도 있다. 가끔씩은, 나는 너처럼 안 그래서 다행인 마음이 느껴질 때도 있다. 그게 알아차려지는 게 싫다. 언젠가 당신도 녹아내린 아이스크림처럼 허물어지는 날이 올 거라, 누구나 끝은 그런 거라 소리 없이 대답한다. 이런 고까운 마음이 생기는 게 더 싫다.
내 몸은 점점 가벼워지고 있다. 55 사이즈의 바지도 흘러내릴 것 같아 44 사이즈를 찾는다. 바닥의 온수매트를 40도로 맞추고 배에는 핫팩을 올리고 자야 한다. 아, 스카프와 양말도 꼭 하고 자야 한다. 이렇게 어느 순간 차갑고 가벼워져 어디론가 날아가는 것일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수술로 모든 것이 끝이면 참 좋겠는데 그런 게 아닌가 보다. 떨어진 감각들과 약해지는 신체는 때로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착각이 들곤 한다. 아프고 나면, 아픈 것에 대한 자기 책임이 스스로를 힘들게 할 때가 있다. 커피를 끊는다고 해놓고선, 매일 30분이라도 걸어야지, 좀 대충 해 따위의, 내 선택에 대한 후회들... 병의 원인이 다 내 선택으로 해석되는 마음. 그 바닥에서 올라오는 게 좀 힘들다.
세상에는 오히려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더 많다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가슴으로 옮기려 애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아프다는 것은 그런 거다. 그렇게 약해지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