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

죽은 것들을 보면서

by 꿈꾸는 momo

아이들 방학이다.

갑자기 작은 아이들만 데리고 친정에 2주 동안 머물게 되었다.

날씨가 더운 탓에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으니, 시골이나 도시나 집콕은 매일반.

아침 공기는 그나마 걸을 만하다.

나중엔 더워서 나오지도 못해. 얼른 엄마랑 달팽이 있나 보러 가자. 재촉에 못 이겨 나온 아이들, 양쪽 손에 달라붙었다.

아침 볕이 제법 따갑다. 그늘진 언덕배기 길로 올라간다.

콘크리트 바닥에서 말라버린 지렁이들을 본다. 내 손가락보다 굵은 지네의 사체도 본다.

엄마, 왜 이렇게 죽은 동물들이 많은 거예요? 귀여운 달팽이 보러 나왔다가 생명의 마지막을 목격하는 아이들. 돌아가잖다.

생명. 삶과 죽음을 실감하는 것, 그것이 또 자연이 주는 가르침인 걸.

그 말, 맘 속에만 되뇌며 터덜터덜 돌아온다.

엄마, 하늘나라로 가는 건 어떤 거예요?

마른 것들이 생각났는지 자기 전, 아이들이 묻는다.

한 마디로 말하기가 쉽지 않아 한참을 망설인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리워한다는 것이라는데,

갑자기 내 죽음에 대해 생각해본다.

이 녀석들을 두고 떠난다고 생각하니 죽음도 태연하지만은 않다.

뙤약볕에 말라가는 그것들에게도 그리움이라는 게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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