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마음을 선물하다
언젠가 알지도 못하는 분께 메일을 받았다. 잡지에 실린 내 글을 읽으며 눈물을 펑펑 흘리셨다했다. 퇴임 후에도 잡지를 구독한 건 정말 잘한 일이라고, 내 글을 만나려고 그랬나 보다고...
여전히 아니, 갈수록 글 쓰는 것이 어려운 나로서는 퇴고도 제대로 못하고 마감기한에 쫓기며 보낸 원고가 매번 탐탁지 않다. 글을 보내고 나서 때로는 '누가 이 잡지를 읽기나 할까'하며 스스로를 안심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그분의 메일을 받고 얼마나 마음이 두근대던지...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한번, 그리고 이렇게 마음을 표현해주는 사람이 생긴 것에 한번, 감사하고 놀라는 반면 부끄러움을 동반한 책임감 같은 걸 느꼈다.
그분이 오랜만에 다시 메일을 보내오셨다. 손주 육아에서 잠시 벗어나 제부도로 여행을 가는 길이라 했다. 뜯지 못한 2월호 잡지를 여행가방에 넣고 가서 카페에 앉아 내 글부터 찾아 읽으셨다했다. 그리고는 글에 대한 감동과 피드백을 나눠주신다. 참 고마웠다. 참 행복했다. 행복은 내가 잡으려고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다 보면 이렇게 불쑥 내게 오는 것이다. 이런 게 행복이다.
그분께 이번에 엮은 책을 보내드리고 싶어서 주소를 물었다. 책을 받기도 전에 기대와 설렘을 느낀다는 그분께 마음을 담아 우편을 보냈다. 선물하는 내 진심마저 배달되길...
사실 지인이 책을 냈다 해도 내가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겨야 구입하게 되고 읽게 되는 게 책이다. 책을 냈다 하면 아는 사람은 다 사 읽을 것처럼 두근거린다던 동료의 귀여운 호들갑에 찬물을 끼얹기 싫어 혼자 웃었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내가 읽고 싶어야, 또는 필요해야 사게 된다는 걸 알기에 내 글을 찾아 읽어주는 이에게 진심으로 고마울 수밖에 없다. 이제는 그런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글을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