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by 꿈꾸는 momo

봉긋한 무덤이 있는 언덕에서 놀던 어린 시절, 밤이 오면 갑자기 그 무덤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곤 했었다. 마을에 초상이 나면 어이야~ 어이야~ 상여를 메고 가던 장례행렬을 멀찍이서 쳐다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날이 맑거나 흐린 것도 상관없이 불쑥 '죽음'이라는 것이 우리 곁에 있는 것이구나를 일깨워주던 시절.


지금은 그런 광경을 보기가 흔치 않다. 짧은 장례절차가 끝나면 한 줌의 재로 남는 유골조차 장례 기관에 맡겨지고 죽음은 아주 멀리, 우리와 상관없는 것처럼 신속하게 희미해진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마트에 물건이 동났던 걸 기억하는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의 징표일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다시 우리 가까이에 있는 '죽음'에 대해 상기하게 된다. 메멘토 모리.

죽음을 사유하는 것은 현재를 사는 또 다른 힘이 되기도 한다. 코로나의 역설이랄까. 코로나가 꼭 나쁘지만은 않다.


매거진의 이전글코로나에 걸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