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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시 학교

새 봄

하루를 여는 길

by 꿈꾸는 momo

아직은 바람이 차다. 마음이 가벼워져 옷을 얇게 입었다간 으슬으슬 감기에 걸리기 십상이다. 요 며칠 오르락내리락하는 기온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개운하지가 않다.

오늘 아침엔 오랜만에 일찍 나와 걸었다. 단단한 겨울눈을 붙잡고 있다가 스르르 놓인 하얀 목련꽃이 우아하게 얼굴을 내밀 준비를 하고 있다. 나무 사이로 날아다니는 까치 울음소리가 정겹다. 요즘 주변에 까치가 많아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침 햇살이 내리쬐는 근린공원을 가로지르며 나도 모르게 인상을 쓰고 있다. 눈이 부시다. 부지런히 걸어 다닐 계획이라면 모자가 하나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출근복에 어울리는 모자는 뭘까. 햇살 때문에 따뜻하게 느껴진다. 봄이 왔구나!


'봄' 하면 나는 새 공책이 떠오른다. 다른 것보다 새 공책을 살 때 기분이 좋다. 첫 장을 열었을 때 아무도 밟지 않은 눈길에 발을 내딛는 것 같은 기분이다. 시작하는 마음은 단정하고 정성스럽다. 제일 잘 써지는 펜으로 제일 정성스러운 글씨를 쓴다. 그러다 글씨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잔뜩 속상해진다. 한 장을 찢어버리고서라도 다시 예쁘게 쓰고 싶다. 한두 장은 그렇게 찢기더라도 한 권을 멋지게 채우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일 거다.

우리의 봄이 이렇게 시작된다. 새 공책처럼 정성스럽게 채워가는 우리들의 봄은 새봄이다. 새봄을 함께 채워가는 걸음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72개의 계단을 올라 사이다 그림이 그려진 우리 교실문을 여는 마음이 제법 새롭다.





'학교가는 길' '새봄'에 대해 생각하는 글쓰기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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