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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momo Jun 12. 2023

잼 익는 계절

붉게 익기가 무섭게 사람들은 손을 뻗친다.

탐스럽고 먹음직스럽고 사랑스럽다.


따기가 무섭게 물러지고 흐트러지는 열매들.

오래 두고 볼 수도, 먹을 수도 없다.


설탕을 뿌린다.

불에 끓인다.

오래 두고 먹으려고 오래 조린다.


열매는

향을 내놓고

색을 내놓고

온몸이 으그러져 형체가 없어진다.


뭉근한 잼이 한통 채워진다.

한 계절이 채워진다.

오래도록 이 계절을 기억하겠다는 마음이 채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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