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에 싹이 나서 버리려고 잘라냈다.
버리려고 헹굼질 한 플라스틱 통에 넣고 며칠 깜빡했는데 뿌리가 총총 나왔다.
때마침 칭얼대며 오던 아이에게 감자를 보여줬다.
아이의 슬픈 눈이 기쁜 눈이 되어 커진다.
빈 화분에 감자를 심으며 자랑하는 아이,
열심히 물을 주는 아이의 기대를 믿기보다는
당장의 칭얼거림을 해결한 게 좋았을 뿐이다.
진짜 자랄 줄은 몰랐다.
아이의 기대고, 미래였던 사실이
내게는 우연이고, 기적 같은 사실이 되었다.
희망의 과정은 달라도
희망의 결과는 다시, 우리를 꿈틀거리게 한다.
감자 싹을 보며 일어날 힘을 얻는다.
희망의 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