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이 주는 메시지
"내가 너희들 키울 때는 시간이 어찌 가는 줄도 모르고 그냥 살았던 것 같아. 외식도 한번 안 하고. 대강대강 살았어. 대강대강."
얼마 전, 엄마는 손자들 크는 걸 보면서 우리들한테 미안한 게 많다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대강대강. 일을 적당히, 대충 처리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 말.
기울어진 가세를 일으키기 위해 엄마, 아빠가 선택해야 했던 당연한 삶의 형태일지도 모른다. 한정된 에너지를 소분해서 써야 탈이 없었을 테니까. 때문에 나는 엄마, 아빠의 얼굴보다는 뒷모습을 더 많이 보고 자랐다. 삶의 무게를 버텼을 어깨와 늘 분주했던 걸음걸이. 엄마, 아빠와 마주 앉아 얼굴을 보며 이야기할 때는 심각한 잘못을 하거나 결정을 해야 할 때였다. 오빠와 밥 먹다 김치를 던지며 싸워 주방이 김치폭탄을 맞았을 때, 고등학교를 자퇴하겠다고 난리 칠 때 같은.
내가 살던 '집'은 기억 속에 뒤죽박죽이다. 어떤 때는 박제된 매(어떤 동물인지 확실하지 않다)가 벽에 매달린 첫 집이, 어떤 때는 옆집 싸우는 소리가 다 들리는 가겟집이 생각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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