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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andwith 위앤위드 Aug 05. 2022

ㆍ청도 와인터널

ㆍ청도와인터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서울 기온이 36도를 찍는날 청도를 방문했다.

정말이지 집에서 지하철까지 가는동안 이미 땀 범벅이 되었다.

잠시만 움직여도 이마에 땀이 몽골몽골 꽃피듯이 흘러나온다.

다행이도 지하철 안은 시원하다.

밖의 기온이 워낙 높다보니 상대적으로 지하철 안은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

등짝에 땀이나서 등받이에 기대지도 못하고 어정쩡 상체를 곤두세우고 최대한 시원한 에어콘 바람에 땀을 식혀본다.

서울역에 도착하니 왠 사람들이 그리 많은지 입이 떡 벌어진다.

정말 인산인해다.

휴가철이라서인지 발디딜 틈도 없이 꽉 들어찼다.

더워서 시원한 냉커피라도 주문해서 매장에서 쉬려니 이건 마치 경쟁이나 하듯이 매장마다 줄을 길게 서있다.

혹시나 있을만한 곳이 있나 둘러보니 딱 한곳 TMO만이 여유롭다.

의자에 앉아 시원하게 책을 보는 사람도 있고 좋다.

아. 나도 저곳에서 쉬고 싶지만 아무나 들어가는 곳이 아니다보니 그져 바램일 뿐이다.


기차 출발 15분도 되기 전에 미리 기차에가서 기다리고 있다가 15분전 출발을 알리는 전광판을 보고는 바로 기차에 올랐다.

그나마 기차안은 시원하기 때문이다.

기차가 서울역을 출발하고는 이내 잠이 들었다.

잔잔하게  시원한 ktx안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으니 졸음이 와서 잠시 꿀잠을 자고 깨니 벌써 아산을 지나고 있다.

폰을 보니 기온이 뚝 떨어져 있다.

서울이 36도 였었는데 아산을 지나면서 보니 아산쪽 기온이 30도다.


대구가 덥기로 유명한 도시인데 대구역에 도착해서 환승을 해야 해서 30분을 기다려야 한다.

단단하게 마음먹고 내렸다.

전국 최고의 더위의 고장 대구니 정말 덥겠구나 생각하고 내렸다.

근데 어라 왠걸 예상외로 그리 덥지 안고 기온이 32도다.

왜 이럴까 잠시 생각했지만 이 생각도 사치인것 같다. 그져 시원하게 쉴만한 곳이 좋겠다 싶다.

30분 후 무궁화로 환승을 하고 청도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시원하다 덥지만 살것같다.


마중나와 준 친구가 있어 좋고 모처럼 만나니 이 또한 좋다.

친구차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친구가 학교 체육선생님이기  때문이다.

학교는 방학이라 너무나 조용하다. 운동장의 천연 잔디를 보니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모계중학교 체육관에서 옷을 갈아입고 족구를 3세트 하고. 미니 배구로 3세트를 하고나니 땀으로 옷이 흠뻑 젖었지만 운동 땀과 더위로 인한 비지땀은 차이가 다르다.

이렇게 신나게 운동 후 샤워를 하고 복숭아 농장을 하는 친구에게 가서 함께한 일행들과 밤새 이야기하고 3년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실타래 풀듯이 밤새 풀어나갔다.

소주와 맥주 병이 구석에 한박스가 되도록 얘기하고 그동안  못풀었던 회포를 풀었지만 공기가 맑아서 인지 아침에도 멀청하다.

복숭아 농장하는 친구는 올해 복숭아를 전량 주문판매로 다 팔았단다.

청도 조합장에서 최고 1등 품질로 선정되었다며 기뻐했다.

모두들 진심어린 축하의 박수를 보내줬고  시식용 복숭아를 먹어보니 실로 그 맛이 일품이로다 다른 일반 복숭아와는 크기도 맛도 달랐다. 자랑할만 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한박스 8개들이가 5만원 임에도 전량 주문으로 이미 다 판매되고 자잘한 12과 14과만 몇박스 안 남았다고 한다.


다음날 새벽부터 부슬부슬 빗줄기가 내렸지만 나는 더운것 보다는 시원한게 좋다.

청도 온천에 들러 묵은 때를 씻어내고 와인터널을 방문했다.

터널에 들어서는 순간 터널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 좋다.

터널은 1904년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경부선 옛 기차길인데 새로운 터널이 생기고 50년 가까이 산속에 있어서 모르고 있다가 2002년 쯤 이곳을 발견해서 청도에서 와인을 저장하는 곳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와인터널을 방문하고 나니 어느덧 올라올 시간이 되어 청도에서 맛있다는 황토 추어탕 집에서 추어탕 한거릇을 비우고는 기차를 타러 역으로 갔다.

오는 기차는 차표가 없어 다시 밀양으로 내려가서 밀양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1박2일의 짤은 시간이었지만 3년만에 만난 친구들을 만나니 너무 반갑고 좋았다.

단순히 친구라서 좋은게 아니라 나에겐 이 친구들이 정말 고맙고 소중한 사람들이다.

내가 대구로 스카웃되어 내려가서 힘들게 운동할때 정말이지 진심으로 나를 아껴주고 격려해주고 나의 성공을 위해 도움을 준 친구들이기에 마음적으로 나는 이 친구들에게 늘 큰 빗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다른건 몰라도 친구들과의 모임에 뭐라도 하나 더 주려고 준비하지만 늘 받기만 한다.

비록 몇 안되는 친구들이지만 이런 친구들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올 여름은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과 지나간다.

비록 멀리 있지만 마음은 늘 한결같은 친구들이기에 고맙고 감사하다.


행복은 이런게 아닌가 싶다.

좋은 사람들과 잠시라도 함께 한다는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그곳에서 오는 편안함 이것이 행복한 삶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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