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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andwith 위앤위드 Dec 24. 2022

쪽방촌 연탄봉사

ㆍ쪽방촌 연탄봉사

24일은 크리스마스 이브 25일은 크리스마스가 되고 타종교를 믿거나 일반인들에게는 성탄절로 휴일이 된다.

보통의 사람들에게는 휴일은 참 행복하다.

하지만 이런 휴일이 즐겁거나 기쁘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독거노인이라든지. 쪽방촌 사람들. 돌봄이 필요한 장애인 등 삶이 힘든 사람들은 이런 날이 어쩌면 함께 즐길 수 없기에 더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특히 요즘처럼 이런 한파에 느끼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연탄 한장이 없어 냉방에서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온수역 주변 온수공단 뒤로 소외계층 어르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연탄봉사를 했다.

이미 몇일 전부터 많은 봉사자들이 동내에 연탄을 나르는 봉사가 이어지고 한다.

우리는 마지막 남은 가정에 1,100장의 연탄을 날랐다.

연탄지개를 지고 중간지점까지 연탄을 날랐고 그곳부터 에서는 길이 좁아서 두사람이 들고 왔다갔다 할 수 없어서 징검다리 식으로 연탄을 전달하면서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날랐다. 정신없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시끄먼 연탄을 1,100번 들었다 놨다.

시작할때는 손가락이 시렵고 추웠는데 끝나고 나니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다.

그리고 텅 비어있는 연탄광에 올 겨울 사용할 연탄을 넣어주었다.


이렇게 봉사를 하였지만 이것이 자랑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럽기만하다.

어쩌면 당연한 것임에도 이런 일이 봉사가 되어야 한다는게 지금 우리 사회의 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인원이 더 많았으면 좀 더 편하게 연탄은 날랐을지도 모르는데 생각보다 인원이 많지 않아 오신 모든 분들이 고생했다.

다 끝나고 먹는 점심은 꿀맛이다.

다들 처음해보는 연탄봉사라 힘들기도 했고 뿌듯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는 그동안 몸으로 봉사하는 것을 안해 봣다는 것이다.

보통은 쓰레기 줍기나., 필요에 의해 편안한 봉사만 했다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걱정이 된다.

이분들 지금은 끝났으니 기분도 좋고 막걸리도 한잔하고 좋지만 저녁때부터 근육통으로 몇일 고생할텐데 걱정이 된다.

나도 허리가 뻐근하고 입술이 곧 부르틀듯 한데 말이다.


그럼에도 오늘 연탄 봉사는 다들 기분좋게 끝냈다.

우리 사회가 이런 봉사로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힘들게 한 봉사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특히 땀을 흠뻑 적시며 한 봉사는 두고두고 자랑스럽게 얘기할 수 있다.

남자들이 군대 얘기 하듯이 말이다.

어떤이 에게는 손자. 손녀들에게  또다른 분은 아침에 애들이 징징거리는게 싫어서 참여 했는데 자랑할만 하다고 한다.

이렇게라도 봉사하고 끝내는 것이 그분들이 또 다시 다른 봉사를 할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도 기분좋다.

집에와서 땀으로 흠뻑 젖었던 옷가지를 세탁기에 넣으면서 오늘의 일정을 되돌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어본다.

잘 했다. 수고했다.

그리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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