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많이 타다보니 겨울철 운동은 기상하고 바로 기온체크를 하는게 일상이 되었다. 영하 5도 이하면 무조건 운동을 쉬고 영하3도 이하면 기상 후의 컨디션을 보고 나갈까 말까를 고민한다. 그러나 그 고민 뒤에는 늘 나에게 질문한다. 너 지금 간절하냐? 그러면 일어나게 된다. 간절하지 않으면 운동을 나갈 수가 없다. 따뜻한 이불속이 더 달콤하기 때문이다. 이불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발을 이불속으로 들여놓는 순간 발끝으로 전해오는 따스함의 달콤함이 운동을 나가야 하는 순간 마음을 바꾸게 한다. 그래서 기상과 동시에 이불부터 정리한다. 일단 달콤함의 맛을 아예 없애는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광에 걸어두엇던 옷들을 가지고 들어와 녹여서 입어야 한다. 그냥 입으면 근육이 긴장하여 뭄이 움추려든다.
오늘은 0도 티셔츠에 땀복을 그위에 바람막이까지 단단히 하고 나갔다. 하늘이 뿌옇다. 안개인가 싶었는데 왠지 안개 같으면 어둠으로 주변이 잘 안보일텐데 달빛도 희미하고 왠지 안개보다 미세먼지 같다. 미세먼지가 바람이 불지 않으니 지상에서 하늘까지 덮은듯 보여진다. 그래도 깜깜한 둘레길은 참 가기 힘들다. 늘 가든코스라서 난코스에는 핸드폰 등을 켜고 평지에는 눈을 크게 뜨고 갔다.
서울대 후문쪽에 가니 그동안 조용하기만 하던 입구가 오늘은 수많은 차들이 학교로 들어온다. 평소 학교에 들어오는 마을버스는 손님 한명없이 빈차량으로 엔진소리만 요란하게 다녔는데 오늘은 버스도 만원이고 차량들이 줄지어 들어오는 것을 보니 뭔일이 있구나 생각되었다. 운동장 10바퀴를 돌고 돌아오는 길에 마침 학생같은 젊은 친구가 오기에 물어봣다. 오늘 학교서 뭐해요? 오늘 시험보는 날이라서 이래요 한다. 대학을 들어오고자 하는 고등학생. 재수생들이 오늘 시험을 본단다.
열심히 달려서 집에 도착했다. 오면서 가래침을 수없이 뱉어냈다. 목이 칼칼하고 가슴이 찢어질듯 하다. 이래서 미세먼지가 무섭구나 생각이든다. 그래도 오늘도 나는 달렸다. 요세는 삼한사온이 되는거 같다. 몇일 춥더니 어제 첫눈이 내렸다는데도 따스하다. 주말엔 영하 10도까지 내려간다는데 조심해야 겠다. 건강관리들 잘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