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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andwith 위앤위드 Dec 13. 2020

ㆍ안전한 등산과 무모한 등산

6시에 일어나니 밤에 살짝 눈이 내렸다.
연주대를 갈까 서울대를 갈까 생각중인데 집사람이 일요일이니 날이 밝거든 연주대를 가잔다.
그래서 누웠다.
1시간 쯤 잤나 일어나서 창을여니 아이쿠 그새 눈발이 쌔지고 옆집 지붕에 눈이 하샿게 싸였다.
오늘 눈이 6~7cm온다고 예보를 했는데 정말 올 기세다.
그래서 망설여진다. 집사람도 모처럼 일요일에 쉬는거라 관악산 연주대에 가고 싶었는데 눈빨이 저렇게 새차게 내리니 가지 말자고 한다.
일단 아침이나 먹고 결정하기로 했다.
다행이도 8시쯤 아침을 먹고나니 눈빨이 약해졌다.
그래서 연주대를 가기로 결정했다.

평소 조깅화로 가던것을 오늘은 등산화를 신고 천천히 4시간 정도 갔다오리라 마음먹고 출발했다.
바람이 좀 불고 아직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라 오싹하다.
몸이 움추려들고 춥게 느껴진다.
이러다 땀이 난후 식으면 확실히 추울거 같아서 걱정이 된다.
평소 내가 가던 등산코스는 바위길이라 포기를 했다. 비교적 안전한 곳을 정해서 오르기로 했다.
나 혼자라면 어디든 상관 없지만 집사람과 함께 가는 길이니 가급적 안전한 곳으로 가야한다.
다행이도 조금 이른 시간이라 등산객들이 없다.
앞서가는 한둘. 뒤에서 오는 한둘 말고는 없다.
이미 먼저 연주대를 올라간 사람들도 별로 없는듯 하다.
발자국이 단순하다. 많은 사람이 먼저 올라갔다면 이미 눈길이 잡혀져 있을텐데 한두발자국 말고는 없다.

능선에 올라서니 능선 밑에서 올라오는 바람이 생각보다 차다. 장갑을 낀 손가락도 시리다.
땀복과 바람막이를 했는데도 춥다.
땀도 등짝에 조금나고는 안난다.
집사람이 허리색을 뒤지더니 비옷을 준다.
혹시 몰라서 미리 준비했단다. 그 비옷을 입으니 일단 바람이 차단되어 추위는 한결 막아준다.
올라가는데 불편함이 없다.
눈이 조금씩 계속내리고 바람도 새차다.
초입에서는 그리 춥다고 못느꼈는데 막상 7부능선까지 가니 기온도 떨어지고 바람도 강하다.
특히 아이젠을 하지 않아서 미끄러웠다.

조심스럽게 계속 연주대를 향해 갔다.
미끄럽기는 했어도 갈만했다.
가면서도 아이젠이 있으면 더 좋았겠다 생각을 했다.
마당바위를 지나 계단을 잘 올라가고 남대문까지 잘 갔다.
그런데 그때부터가 문제였다.
남대문을 지나고 나니 거센바람과 함께 기온이 떨어져 바닥이 얼기 시작했다.
조심조심해서 앞으로 나아갔다.
연주대를 가려고 욕심내면 안될듯 했다.
결국 촞대바위 까지 가서는 모퉁이를 돌아 살짝 바람이 덜 부는 쪽으로 가서 가지고 간 따뜻한 커피를 한잔 마셨다.
얼었던 몸이 한순간에 풀리는것 같이 커피의 뜨거운 기운이 몸 속을 타고 온몸을 적시고 순식간에 추위가 잠시라도 사라졌다.

집사람과 상의하에 그만 가기로 했다.
무모하게 아이젠도 없이 미끄러운 연주대까지 가 본들 안개로 주변을 볼 수도 없겠고, 큰 의미도 없을듯 했다.
매주 오르는 연주대를 굳이 얼어있는 돌길에 무리해서 올라갈 이유가 없어서다.
그래서 내려가기로 마음먹고 내려오는데 이제부터가 문제였다.
올라갈때는 눈에 보이는 곳에 힘을주고 발을 디디면 되었는데 내려오는 길에는 발을 디뎌도 미끄러운지 아닌지를 먼저 파악할 수 없고 특히 발을 디디는 순간까지는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으니 더더욱 조심스러웠다.
미끄러운 돌산은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오는 길이 더 위험하다.
몇번을 미끄러지거나 미끄러질 뻔 했다.

아이젠을 준비하지 못한것이 많이 후회되었다.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이다.
국기봉까지 내려오니 그제서야 줄지어 연주대를 향하는 인파들이 몰려온다.
아이젠을 하고 오르는 사람들은 걱정이 되지 않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이젠없이 오르는걸 보니 걱정이 되었다.
밑에는 기온이 높지 않으니 눈이 조금씩 녹으니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올라가면 갈수록 바람이 강하고 기온이 떨어져 많이 미끄러울텐데 그냥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간신히 내려왔다.
긴장을 해서인지 피로도가 배가되었다.
시간도 평소보다 훨씬 늦었다.
연주대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섭섭하지 않다.
매주 올라가는 연주대이니 안전을 위해서 오늘은 그기까지로 만족한다.
그래도 집에서 딩굴딩굴 거리는거 보다는 갔다 왔다는게 좋다.
차라리 서울대에서 달리고 오는게 더 효과적일 수도 있었지만 괜찮다. 늘 만족할 수 만은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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