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가사처럼

혼자만 하는 사랑

by 은원


2019년 3월 20일


노래가사처럼

우연히 마주친 우리 둘.






노래방 애창곡 순위에 빠지지 않는 짝사랑 노래. 이은미 <애인 있어요>의 가사 중

"나는 그사람 욕심 내지 않아요.갖고 싶지 않아요. 욕심 내지 않아요." 에서 애써 눈물을 참았다면

후반부에 나의 눈물을 쏙 빼어낸 킬링 포인트가 있다.


"그댄 모르죠. 내게도 멋진 애인이 있다는 걸 너무 소중해 꼭 숨겨두었죠."


우리의 사랑의 시작은 모두 "짝사랑"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혼자 사랑해야 그 사람이 사랑에 응답해줄까?

혼자 속앓이를한다. 누군가에겐 1시간. 또 다른 누군가에겐 1년. 누군가의 사랑을 알아차리는 시간은 모두가 제각각이다. 짝사랑 멈추지 않는다면 상대방은 언제든 응답한다.


노래가사처럼 우연히 만났던 그 아이에 대한 나의 짝사랑은 1년이였다.

그녀는 모르겠지만 그녀로 인해 꾀 가벼운 삶을 시작했다.


대학교 오리엔테이션에서 처음 본 우리는 서로를 보고 놀랐을것이다. 나는 그녀가 너무 예뻐 놀랐고,

그녀는 아마 내가 너무 커서 놀랐을것이다. 120kg에 육박하는 나를 본 그녀의 눈빛이 말했다.


"이것도 사람인가??"


짝사랑의 시작은 관심이다. 그녀가 가는 길마다 눈이 따라갔엇고, 수업도중에도, 밥을 먹는데도.

안전거리 5m를 지키며 남 몰래 뒤 따라갔을 때에도 말이다. 그녀가 무엇을 하며 웃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모든 것에 관해 신경이 쓰였다. 그렇게 신경이 몰렸을 때 그녀가 욕심났다.


그렇게 그녀와 친해질 방법을 고민하다가 시작한 것이 바로 다이어트이다. 그렇게 짝사랑의 마침표를 찍을 날을 정했다. 여름방학이 끝나는 8월 X일에 칠해진 빨간 동그라미 수십개. 그 밑에 쓰여진 40kg 감량.


늦잠에 고등학교 아침수업을 빼먹은 적은 있어도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아침조깅을 빼먹은 적은 없었다.

육식동물인 줄 알았던 나는 알고보니 "씨리얼 괴물"이었다.

배 불러야만 속이 쓰린줄 알았지만 먹지 않아도 속 쓰리다는 걸 처음 알았을때 "유레카"를 외칠뻔 했다.


나의 매일 밤 꿈 속에는 드라마처럼 뚱뚱했던 남자가 백마탄 왕자처럼 멀끔해져 나타나 반해버리는 공주의 모습이 그려졌다. 드라마나 영화처럼 그 아이가가 나한테 반한다.


그렇게 8월이 되었고.

120kg였던 나는 80kg가 되었다.


그렇게 그 아이에게 찾아갔지만. 좋아한다고 말을 못했다.

너무 예뻤다. 내가 가지기 미안할정도로 그렇게 포기했다.


어리숙했던 나의 20살의 첫사랑은 그렇게 짝사랑이였고.

짝사랑도 썩 나쁘지 않다는 걸 알게되었다.


다시 만난 그녀는 여전히 예뻣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미 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