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자기소개는 단순히 내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게 아닙니다.
독자들이, 그리고 브런치 심사원들이 왜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설득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브런치 작가 심사는
당신의 독특한 경험과 관점을 한 문장으로 압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떤 관문을 통과하려면 그 관문지기의 의도를 잘 알아야 합니다.
브런치 심사를 받기 위해한 작가 소개 페이지를 잘 살펴봅시다.
브런치에서는 작가님이 궁금해요 라는 제목 밑에
[작가님이 누구인지 '이해하고' 앞으로 브런치 스토리에서 '어떤 활동'을 보여 주실지 기대할 수 있도록 알려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글자수는 300자로 한정되어 있습니다.
우선, 300자는 매우 적은 글자 수입니다.
저는 이 글자수 한정이 작가님의 인생에 대해서 구구절절 나열하지 말아 달라는 심사위원의 간절한 바람처럼 보입니다.
엄마, 직장인, 취준생, 작가지망생, 우울증, 연구가, 연주자, 마케터, 뮤지컬 관람이 취미, 피아노 배우는 사람, 대학생, 대학원생, 건강, 헬스, 수영, 편집자, 클래식 음악 애호가 등등
한 사람을 말할 수 있는 키워드는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먼저 이런 키워드를 스무 개만 적어보세요, 그리고 그 키워드 중에 자신이 제일 잘 말할 수 있고, 말하고 싶은 키워드를 3개만 선택해 보세요.
이것은 브런치스토리 작가 심사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만, 스스로를 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을 대표하는 키워드 3개를 선정했다면 그 키워드에 수식어를 붙일 차례입니다.
만약 '엄마'라는 키워드를 먼저 생각했다면 그 키워드에 개성을 부여합니다.
엄마는 그냥 엄마 일수도 있지만,
친정 엄마, 시 엄마, 늙은 엄마, 젊은 엄마,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 일을 하는 엄마, 요리를 못하는 엄마, 외동딸을 키우는 엄마, 아들만 셋인 엄마... 등 많은 다양한 종류의 엄마 일수도 있습니다.
당신을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은 개성 있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평범해서 수식어가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들도 붙여놓고 나면 특별한 수식어입니다.
친정 엄마와 시 엄마는 정말 다른 느낌이고, 친정 엄마와 시 엄마가 쓸 수 있는 글은 각각 다를 것입니다.
브런치스토리는 글 한 개, 단상 하나만을 남기기 위해 작가 심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사람들, 그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작가를 원합니다. 그러니 자기소개에서 당신이 그 키워드를 얼마나 잘 말할 수 있는지, 그리고 자신만의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를 적어주세요.
'저는 친정 엄마입니다.' 보다는
'저는 삼십 오 년간 같이 살 던 외동딸을 시집보내고 현재 홀로 서기를 배워가고 있는 친정 엄마입니다.'라는 소개가 훨씬 좋고 구체적입니다.
저런 자기소개는 심사위원도 이 작가의 글을 구독해 읽어보고 싶을 것입니다.
오랜 기간 딸을 홀로 키운 건가? 그 딸을 시집보낼 땐 어땠을까? 지금 딸하고 자주 만나고 있나?
그래서 홀로서기는 어떻게 하는 걸까? 등의 질문이 생깁니다.
잘 쓴 작가소개 한 줄은 그 작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이 생겨나게 합니다.
이렇게 당신이 어떤 사람이어서, 어떤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겠구나를 상상하게 하고 당신을 궁금하게 하면 자기소개는 합격입니다.
다음에는 활동계획 적는 법으로 브런치 작가 되기 족집개 강의로 뵙겠습니다.
건필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