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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규원 Nov 05. 2019

시간관리가 필요한 이유

여유로움을 추구한다

  삶은 언제나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런 변화들 속에서 잘 대응하고 올바르게 반응하기 위해서는 매번 임기응변식으로 때워서는 안될 것이다. 나는 여유로움을 내 삶에서 추구하는 매우 높은 가치로 정했는데, 예상치 못한 변화들은 삶에서 그 여유로움을 빼앗아 간다. 변화의 광풍은 늘 그렇듯 분주함 속으로 나를 밀어넣으며, 코 앞에 생긴 어려운 과제들을 처리하느라 마음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잠시 뒷전으로 미뤄두게 된다. 갑작스레 생기는 일들은 전부 예측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라이어]에는 1997년 괌에서 발생한 대한항공 항공기 추락 사고를 예로 들며 하나의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려면 그것이 가능하게 만드는 요인들이 동시에 만족되어져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면, 당시 괌의 기상환경도 나빠야 하고, 항공기 자체의 결함도 있어야 하며, 마침 항공기 정비를 빼먹는다던가, 장시간의 비행으로 인해 기장과 부기장이 모두 피곤한 상태에서 판단력이 떨어진 상태가 되어야 함은 물론, 관제탑과의 교신에서도 올바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야 하는 등의 악재들이 여러개 동시에 겹쳐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의 경우는 끔찍한 사건으로 이어지기 전에 미리 방지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경험을 통해서도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래에는 또 다른 사고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결과를 만들고 마는 것이다. 



  이는 개인의 삶에서도 교훈으로 삼을 수 있는 내용이다. 우리가 마주하는 여러 위기의 순간들은 아무런 예고없이 갑작스럽게 다가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끔 천재지변이 일어나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도 있으나 그런 경우는 예외상황으로 두었으면 좋겠다. 실제로 나는 2011년 3월 12일에 결혼식을 마치고 일본을 경유하여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떠나기로 계획했는데, 바로 전날 일본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인해 신혼여행 일정을 바꿔야만 했다. 여행사에서는 비행기 출항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그냥 가도 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양가 부모님들을 걱정시키면서까지 갈 수는 없었다. 이런 예외적인 상황을 빼고는 우리 삶에 마주하는 많은 위기상황은 그 전조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우리는 그것을 간과하거나 인지하지 못해서 위험을 키울 뿐이다. 나는 항상 여유로운 삶을 꿈꾸었다. 그런데 곧 이어 깨닫게 된 것은 여유로움은 공짜로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인생에는 자주 평화를 깨뜨리는 돌발상황이 발생하며 그것을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여유로운 삶은 커녕 눈 앞에 펼쳐진 상황에 쫓겨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은 결국 평소에 자기에게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자신의 삶을 기록하고 평가하면서 살아왔다면, 어느 시점에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계획이 세워져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해 대비하며 혹시 모를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실력을 쌓아 왔다면 분주함 가운데서도 여유로움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적고 보니, 여유로움은 동작의 속도가 느린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적시적소에 알맞은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여유로움을 추구한다는 것은 실력을 쌓는다는 것과 통하는 말임을 알 수가 있다. 그리고 그런 실력이 바탕이 된 사람이 분주함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경험해 본 도시 중에 여유로움과 가장 어울리는 곳은 캐나다의 밴쿠버인 것 같다. 밴쿠버의 다운타운은 대도시의 느낌이 나기도 하면서 다운타운을 조금만 벗어나면 캐나다가 자랑하는 대자연을 누릴 수 있다. 도심 속에 조성된 공원들도 시민들이 일상 가운데서도 방문하여 여유를 누릴 수 있는 쾌적함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가끔씩 인근 숲에서 야생동물들이 출현하여(내가 살았던 크레센트 비치 숙소에서는 저녁시간에 야생 너구리가 문 밖에 나타나서 30분 동안 지나가길 기다렸던 적도 있다) 시민들을 긴장하게도 하지만 도시의 삶과 자연에서의 휴식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좋은 도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심 외곽 지역 공원에는 코요테나 야생곰을 주의하라는 안내판을 볼 수가 있다). 나는 서울에서 태어나서 평생 도시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에 도시의 삶을 포기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지만 삶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숲과 강이 가까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여유로움을 계속 추구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공부하고 발전하는 삶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기본은 시간관리를 잘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참고. 말콤 글래드웰 [아웃라이어]



Image by Cornelia Schneider-Frank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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